"나간 세뱃돈만큼 다시 벌어볼까"…설 연휴 끝나니 공모주 '대어' 온다

에이피알, 이날 공모가 확정 후 14~15일 청약…"업사이드 충분" 평가
공모주식 수 적어 배정 쉽지 않을 듯…여타 대어들, 흥행 여부 주시

에이피알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최근 신규 상장사들이 '따따블'(공모가의 4배까지 시초가 상승)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한 가운데 올해 첫 조(兆) 단위 대어 에이피알이 이번 주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뷰티테크 기업인 에이피알은 이날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청약에 돌입한다. 에이피알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상단인 20만원 기준으로 1조5168억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758억원의 자금을 조달, 생산 설비 증설과 미용 기기 연구개발(R&D)에 사용할 방침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시총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이다. 피부 미용 기기 브랜드인 메디큐브를 비롯해 △에이프릴스킨(화장품) △포맨트(향수) △글램디바이오(건강기능식품) △널디(패션) △포토그레이(무인사진관)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꾸준한 실적으로 기업 건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219억원, 영업이익 219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718억원,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37.9%, 277.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본증시에서는 에이피알 청약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대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2024년 매출액 8000억원과 10%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기반한 1조5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은 PER 10배 중반 수준의 밸류에이션"이라며 "업사이드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연초부터 호황이었던 공모주 시장 열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월 우진엔텍,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 모두 확정 공모가는 상단초과로 결정됐으며 공모가 대비 시가 수익률 및 종가 수익률 평균은 각각 +239.5%, +205.7%를 기록했다.

다만 공모주식 수가 적어 배정 자체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에이피알의 공모주식 수는 전체 상장예정 주식 수 758만4378주의 5% 수준인 37만9000주에 불과하다. 그중 우리사주, 기관투자자를 제외한 일반 청약에 배정되는 물량은 25~30% 정도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에이피알 청약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청약 결과가 현재 상장을 추진 중인 대형주들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 기업가치 조 단위 대어들이 상장을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IPO 시장이 달아오르며 앞서 상장을 철회한 기업이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부터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케이뱅크, 마켓컬리 등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