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테마주는 1/5 토막" 경고에도…한탕 노리는 불개미
폭등 이후 급락…롤러코스터 장세 이어져
"선거 이후 주가 폭락은 예견된 일…투자 주의해야"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22대 총선을 약 2개월 앞두고 한탕을 노리는 단타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 날뛰던 정치 테마주는 여전히 주가가 5분의 1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총선 관련 테마주가 또 다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태양금속우(004105)는 전 거래일 대비 990원(15.25%) 하락한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디티앤씨알오(383930)(-15.02%) 덕성우(004835)(-14.86%) 와이더플래닛(321820)(-14.49%) 대상우(001685)(-14.34%) 대상홀딩스(084690)(-7.39%) 대상홀딩스우(084695)(-5.83%) 등 '한동훈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급등→급락"…실적 무관 '정치 테마주'
지난 22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한동훈 테마주 주가는 5~12%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3일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화해모드로 돌아섰단 관측이 나오자 테마주는 폭등(대상홀딩스우·대상우 상한가)했다. 폭등 이후 전날엔 돌연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테마주는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하루 간 대상홀딩스우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덕성우를 오는 26일까지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해 단일가매매만 가능하게 했다.
정치 테마주는 모두 기업가치와 관련 없이 학연, 지연 등에 따라 요동쳤다.
대상그룹주와 와이더플래닛은 한 위원장과 이정재가 고등학교 동창 사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테마주 대열에 올랐다. 대상그룹주는 임세령 대상 그룹 부회장이 이정재와 오랜 연인 관계라는 이유로, 와이더플래닛은 최대주주가 이정재란 이유로 '한동훈 테마주'가 됐다. 또 덕성과 디티앤씨알오는 대표 또는 사외이사가 한 위원장과 대학 동기라는 점에서 테마주로 묶였다.
◇반복되는 정치 테마주 급등락…"기업도 해명 공시 노력해야"
정치 테마주 열풍은 선거철마다 반복돼 왔다. 대표적으로 20대 대선 당시 NE능률(053290)은 오너가 윤 대통령과 같은 파평 윤씨란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설이 돌았던 지난 2021년 6월 NE능률 주가는 2만7750원까지 올랐다.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사로 알진 노루페인트(090350)도 비슷한 기간 1만5250원까지 올랐다. 서연(007860)도 이사진이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2만345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NE능률의 현재 주가는 5660원으로, 2년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연(7360원)과 노루페인트(8810원) 주가도 각각 68.6%, 42.2% 빠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본질가치와 관련이 없는 유력 정치인과의 인연을 매개로 해당 기업의 주식이 급등락을 보이는 정치테마주 현상은 주요 정치 이벤트마다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은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경우에도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수세적으로만 대응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정치테마주 현상의 재발과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선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해당 기업의 적극적인 해명공시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는 선거 등 이벤트가 끝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제 투자 수익률이 결코 높지 않다"며 정치 테마주에 섣부르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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