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물린 '단타 개미' 어쩌나…워크아웃 청신호에도 태영건설우 '뚝'

태영건설우 14% 급락…개인 투자자가 물량 대부분 사들여

정부와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태영 측에 4가지 자구노력을 조속히 이행할 것과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 신뢰를 얻도록 당부한 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2024.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단기 차익을 노리며 태영건설 우선주를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졌다. 고공행진하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다. 일단은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금융당국,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백기 투항'하면서 워크아웃 개시에는 청신호가 켜졌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태영건설우(009415)는 직전 거래일 대비 970원(13.88%) 하락한 6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하락세다. 태영건설우는 올해 증시 개장일이었던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난 5일에는 10%대 상승 마감했다. 지난 연말 종가(2885원)와 비교하면 일주일만에 142.29%가 올랐다. 태영건설 보통주가 올 들어 38.01%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태영건설 우선주의 급등세가 두드러진다.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전해진 뒤 높아진 변동성을 틈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우선주로 몰려들면서다.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시가총액이 작아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실제 태영건설우는 지난 5일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회전율인 192.59%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전율은 상장주식수를 거래량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손바뀜이 잦다는 뜻으로 단타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종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태영건설우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자 곧바로 물량 대부분을 사들였다. 지난 5일 개인들은 홀로 1억원 가량을 매수하며 외국이들이 내놓은 물량을 그대로 받았다. 14% 가량 급락한 전날에도 개인들은 2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워크아웃 진행 기대감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의 개시 조건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1549억원) 납부도 완료했다.

당초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중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했다. 나머지 890억원은 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데 쓰기로 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은 890억원을 마저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선주는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며 "고점에 물릴 경우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태영건설(009410)은 전날 20.71% 급등하기도 했으나 결국 3.40% 상승 마감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