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던 11월…한동훈 엮인 '정치 테마주' 400%·200% 뛰었다
11월 상위 수익률 1·2위 덕성우·대상홀딩스우…디티앤씨알오·체시스 등 급등
2차전지 등 주도업종 부재에 수급 쏠려…"변동성 극심해 투자 유의해야"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11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2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엮인 '정치 테마주'였다. 덕성우(004835)는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400% 가까이 올랐고, 대상홀딩스우(084695)는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덕성 우선주는 11월 초 4635원에서 월말인 30일 2만3150원까지 1만8515원 올랐다. 한 달 만에 399.46% 오른 것으로, 지난달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상홀딩스 우선주는 7180원에서 2만1850원까지 204.32% 올랐다.
덕성우는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6거래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중간에 한 차례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됐으나 다음 날 또다시 상한가를 쳤다. 덕성은 공시를 내고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고 몰렸다.
대상홀딩스우도 지난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5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단기 급등했다. 거래소는 대상홀딩스우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4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결국 대상홀딩스우 또한 테마주와 자사 사업 내용은 관련이 없다며 해명 공시를 냈다.
이들 두 종목의 공통점은 '한동훈 테마주'라는 것이다. 한 장관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며 테마주가 급등했다.
덕성은 신발, 스포츠볼, 장갑, 가구 등에 사용되는 합성피혁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윤석열 당시 후보 테마주로 주목받았는데, 이봉근 대표와 김원일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이번엔 '한동훈 테마주'로 엮였다.
대상홀딩스우는 한 장관과 배우 이정재가 친구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마주 대열에 올랐다.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는 이정재의 오랜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이 지분 738만9242주(20.4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같은 기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전문기업 디티앤씨알오(383930)는 같은 기간 133.61%가 급등해 상승률 6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체시스(033250) 주가도 89.73% 올랐다. 이들 기업 역시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학연으로 엮였다는 이야기에 오름세를 탔다.
정치 테마주가 지난달 득세한 것은 주식시장 모멘텀을 이끌 주도 업종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차전지(2차전지) 업종이 최근 되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이달 신규 상장한 에코프로머티(450080)에 수급이 쏠리고 있고, 로봇주 또한 두산로보틱스(454910)와 같은 일부 종목 상승에 그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치 테마주 투자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사업과 연관성이 특히 낮아 작은 이슈에도 급등락이 크다"며 "특히 최근 주목받은 우선주들은 시가총액이 작고 보통주보다 우선주 가격이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순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극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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