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펀드사태' 제재결론…KB 박정림 사장 '직무정지 3개월'(종합2보)

KB 박정림 사장 직무정지 3개월, NH 정영채 사장 문책경고 '중징계'
"신한·KB證, TRS로 거래확대 관여…중한 제재 필요"

금융위원회 ⓒ News1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문혜원 기자 = 금융위원회가 라임·옵티머스 등 펀드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이 미흡하다고 판단된 판매사와 임원에게 제재조치를 내렸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현직 대표가 중징계를 받게됐다.

29일 금융위원회는 제21차 정례회의에서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003540), NH투자증권(005940), 중소기업은행(024110),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055550) 등 7개사의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해 임직원 제재,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직무정지 3개월 처분으로 이들중 최고 수위 제재를 받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직무정지 조치의 효력은 당사자가 의결서를 송달받은 시점부터 발생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반면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주의적 경고'를 받으며 중징계를 면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문책 경고 이상의 징계는 연임과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만큼 중징계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각각 올해 말,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두 현직 증권사 사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금융위원회는 다른 라임 펀드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에는 각각 과태료 5000만원을, IBK기업은행에는 기관경고 조치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의 경우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펀드의 판매뿐 아니라 라임관련 펀드에 TRS(총수익스와프)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며 "그럼에도 이를 실효성 있게 통제할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만큼 임원에 대하여 중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해 제재를 부과해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와 최고책임자가 높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DLF(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무죄판결 이후 올해 초부터 이들 CEO에 대한 제재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8차례의 소위를 여는 등 개별 사례에 대한 집중적인 심의절차를 진행했다.

앞서 박정림 사장과 양홍석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 열린 금융감독원 제재심에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문책경고를 받았다. 이후 금감원은 2021년 3월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정영채 사장에게도 문책경고를 내린 바 있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