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이폰 생산 차질에도 'LG이노텍' 증권가 기대 여전

"아이폰 수요 감소가 아닌 수요 이연으로 봐야"
'폴디드 줌' 공급에 3D 센싱모듈도 성장 뒷받침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아이폰 생산지인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임금 체불과 코로나19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보안요원과 충돌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중국 폭스콘 공장 생산 차질 여파로 애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LG이노텍에 대한 증권가 기대는 계속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날(11월30일) 3.85% 상승한 31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은 지난달 들어 반등을 나타냈으나 중순을 지나며 다시 조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중국 아이폰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며 하방 압박이 강해지기도 했다.

이미 애플은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 시위가 일어난 이후인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간 6.6% 하락했다.

시위 발생 이후 노동자가 최대 3만명가량이 공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되는 등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FT증권의 궈밍치는 4분기에 아이폰14 출하량이 최대 1500만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폰 생산 정상화가 늦어질 경우 아이폰에 카메라 부품 등을 납품하는 LG이노텍에도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생산 차질을 공급 이연으로 해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4분기 아이폰 출하 부진은 중국 봉쇄 정책에 따른 일시적 공급 차질에 따른 것"이라며 "아이폰 수요 감소가 아니라 내년 1분기로 수요가 이연되는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이폰 생산 차질 물량이 600만대에 달한다는 소식은 부정적"이라면서도 "공급 이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은 다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도 실적을 두고도 성장을 예상하는 시각이 나온다.

KB증권은 내년 아이폰 출하량이 올해 대비 2% 감소한 2억2000만대로 전망했지만 내년 실적은 성장할 것으로 봤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력하고 고급 모델인 프로 시리즈 판매 비중이 아이폰13 판매 당시 47%에서 아이폰14에서는 70%로 올랐기 때문이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폴디드 줌'(잠망경 카메라) 물량 공급이 예상되는 점도 실적 성장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폴디드 줌은 기존 렌즈 대비 부품 구성이 늘어 원가 상승과 함께 카메라모듈 가격 인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내년도 이익 역성장을 예측하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내년 LG이노텍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 역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주 고객사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는 3D 센싱모듈 시장이 LG이노텍 실적 성장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애플이 내년 확장현실(XR) 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메타버스 XR 헤드셋은 입체영상 구현을 위한 3D 센싱모듈 탑재가 필수다.

김동원 연구원은 "글로벌 3D 센싱모듈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LG이노텍은 사실상 글로벌 독점 공급구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 LG이노텍 3D 센싱모듈 매출은 7조6000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