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생존 위해 더 절실히 뛰어야 할 때" [신년사]
지속가능성 만들어야…규모만 키우는 M&A 안 돼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 갖춰야
- 박동해 기자
"지금 우리는 생존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뛰고 있습니까?"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2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14개의 자회사, 26개 지역, 221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이 됐다.
하지만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여전히 안주할 수 없다며 직원들에게 '생존'을 위해 더 절실하게 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 회장은 2일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하나금융그룹이 출범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회사가 '백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조화롭게 실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최우선 과제는 바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 규모의 성장, 포트폴리오의 확장이 이뤄진 만큼이나 우리의 내실과 역량도 함께 성장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며 "비우호적인 시장 여건을 탓하거나, 회사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낮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당연시하는 인식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회사의 몸집을 불리기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M&A는)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며 자생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의 M&A는 불필요하고 조직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분석하면서도 그간 회사가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온 만큼 "(임직원들이) '하나'가 되면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함 회장은 위기의 상황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족한 손님 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엄격한 내부 통제,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라며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또 국제적 정세가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사업영역의 확장과 더불어 비은행 부문의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함 회장은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신기술 및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와 제휴를 지속하고, 파트너십과 거래 확보를 통한 본업과의 연계에도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런 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룹 내외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는 그룹 전체의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함 회장은 지난해 저출생 해결, 민생금융 확대, 기업가치 제고 추진 등 하나금융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세상을 향한 하나의 진심은 올 한 해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년간 1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가 지난해 마무리됐다며 "보육 인프라가 저출생과 지방 인구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면 그 도전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영업자, 소상공인,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금융 지원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라며 "약 3500억 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성실히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꾸준한 주주환원정책으로 "연초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오랜 기간 지속된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 최고점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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