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470원도 뚫었다…환율 고공행진, 15년9개월래 최고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1470원 흐름 지속 전망
강달러·아시아 통화 약세…환율 상승 압력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매파적 인하'를 단행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1464.8원 대비 2.7원 오른 1467.5원에 출발했다. 이는 장 시작가 기준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다.
전날 달러·원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는데, 정규장 이후 한때 '1470.0원'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야간 거래에선 1469.6원(오전 2시 기준)에 마감하며, 1470원을 계속 위협했다.
앞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9~20일, 23~24일, 26일에 이어 이날까지 장중 달러·원 환율은 1450원을 넘는 등 강달러를 보였다. 6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6일, 9일, 11~13일, 16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60.3원'을 기록하며 올해 첫 1460원을 넘었다.
시장에선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와 국정협의체 출범 등 정치권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강달러 확산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에 힘입어 1470원 후반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의 상대적 약세를 야기해 원화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봤다. 달러·엔 환율도 157엔을 재돌파하고 158엔을 목전에 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강화와 취약한 한국 펀더멘털에 주목해 원화 약세 급속도로 진행한다"며 "엔화 강세에 따른 원화의 수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간 거래 종가가 146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처음인 만큼 단기 과열 인식에 상승세가 누그러질 가능성도 있다"며 "오늘 환율은 정국 불안과 엔화 약세 영향에 상승 압력 우위를 보이며 1470원 중심 흐름 예상"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환건전성을 양호한 상황이지만 정국 불안 장기화 리스크로 인한 성장 둔화 및 국가신인도 하락 등은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글로벌 미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원화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며 "외환당국의 환시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경계감이 달러·원 환율 상단을 일부 제약하고 있지만 시장 안정화 조치는 환율의 추세를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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