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뜨속은 옛말"…리플 '트럼프 시대' 기대감에 '톱3' 코인됐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40조원 증가…비트코인·이더리움 이어 3위
현물 ETF·스테이블코인 출시 기대감↑…"트럼프 체제서 빛 본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리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한때 '리또속(리플에 또 속았네)'로 조롱받았던 가상자산(암호화폐) 리플(XRP)이 최근 강세장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리플은 320%가량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40조원에서 190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로써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에 이어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주자로 재부상했다.

2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리플 가격은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30%가량 상승한 3320원을 나타냈는데, 24시간 동안 시가총액은 150조원에서 190조원까지 40조원이나 증가했다. 지난달 초 기준 40조원에서 머물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만에 40조원이나 증가하며 테더(USDT)와 솔라나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1달간 가격 상승률은 320%에 달한다.

이 같은 리플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 체제 아래 생태계 성장 기대감'이 있다. 리플은 그간 바이든 행정부 체제에서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주요 규제 대상이었으나, 최근 리플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차기 행정부에서 '크립토 차르' 후보로 거론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리플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테이블코인 출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면서 리플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300원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형성했다.

미국은 올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으며, 다음 후보군으로는 솔라나, 리플, 도지코인이 거론된다. 리플의 경우 SEC와의 소송전이 변수로 작용해왔다.

그간 SEC는 게리 갠슬러 위원장 체제에서 리플랩스를 '증권성' 이슈로 소송해 왔으나, 최근 갠슬러 위원장의 사임 의사 발표로 소송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리플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리플에 유리한 규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물 ETF 출시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실제로 갠슬러 위원장의 사임 발표 이후 미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는 델라웨어주에 리플 ETF 등록을 신청했으며, 비트와이즈, 카나리아, 21셰어즈도 리플 현물 ETF를 신청한 상태다. ETF스토어 CEO 네이트 제라시는 "추가적인 신청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내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명확해지면서 현물 ETF 출시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가상자산 ETP 수요 증가와 함께 리플 현물 ETF 승인이 필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규제 문제가 해결되면 리플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리플 생태계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 출시를 준비 중이며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폭스비즈니스는 "RLUSD가 규제를 준수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 승인 시 리플은 뉴욕 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

리플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주로 결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아래 위축되었던 결제 프로젝트들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더블록프로는 "미국의 가상자산 친화적 법률 변화가 국가 간 결제 솔루션 부활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리플은 현물 ETF 승인 가능성과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다만, 고래 매도와 파생상품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리플의 이번 상승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장기 성장의 초석이 될지는 규제 환경과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

가상자산 트레이더 미키불 크립토는 "비트코인의 도미넌스가 주요 지지선을 하회하면서 알트코인 시즌이 시작됐다"며 "리플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는 리플 고래들이 3,000만 XRP를 매도했다며 12월 중 20% 이상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크립토퀀트는 XRP 파생상품의 미결제약정 급증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