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필요한데"…5대 은행 둔촌주공 잔금대출 한도 9500억(종합2보)
5대 은행 총 한도 9500억 그쳐…내년 증액 가능성
최저 금리 4.641~4.8% 수준…상호금융보다 높아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1만 2032세대'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집단대출(잔금대출) 취급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지만, 한도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 관련 대출만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지만 은행권이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속 한도 여력이 크게 부족해 총 한도가 1조 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일부 은행은 대출 한도가 복원될 여지가 있는 내년부터 취급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모두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잔금대출 취급을 확정했다.
잔금대출은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해 주는 대출을 의미한다. 분양 아파트 시행사와 협약을 맺은 은행 중 금리 등을 고려해 차주가 직접 은행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중도금대출과 달리 잔금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적용되기 때문에 차주의 소득, 부채, 주담대 최장 만기 등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다르다.
포문을 연 건 국민은행이다. 지난 6일부터 취급을 시작했으며 최저 4.8% 금리에, 한도는 총 3000억 원이다. 이어 하나은행이 이날 최저 4.641%에 한도 3000억 원을 확정하며 접수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입주 예정일(오는 27일)에 맞춰 접수를 시작한다. 최저 금리 4.8%에 한도는 2000억 원 규모다. 우리은행도 입주 예정일부터 신청받기로 했다. 한도는 500억 원이며, 금리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다른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시할 전망이다.
신한은행도 이날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정했지만, 대출은 내년부터 실행하기로 했다. 최저 금리는 4.78%(이날 기준)이며, 한도는 1000억 원이다. 사전 접수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으며, 내년도 상황에 따라 금리는 변동될 수 있다.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잔금대출 취급을 확정했으나 한도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 관련 대출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데, 5대 시중은행이 발표한 한도를 합해도 950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은행권이 동참한 영향이다. 연말로 갈수록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은행 입장에선, 대규모 신축 단지로부터 신규 대출액이 발생하면 총량을 맞추기 어려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 시중은행은 잔금대출을 앞둔 신축 아파트와 협약을 맺는데, 은행 간 서로 '저렴한 금리'를 앞세워 경쟁하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인 것이다. 잔금대출은 지난 9월 올해 들어 가장 많이(1조 1771억 원) 늘었는데, 10월 들어선 4567억 원 줄었다. 보수적인 영업 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둔촌주공의 잔금대출은 빠르게 소진 중이다. 이달 초 단위 농협으로 대출 취급을 시작한 광주농협의 용주지점은 일주일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이 지점은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연 4.2%대 변동금리를 제시했는데, 이에 더 저렴한 금리를 찾는 입주자들의 수요가 몰리며 빠르게 한도가 소진됐다.
일부 단위 새마을금고는 4% 중반대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또한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 수준이라, 입주 예정자들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에서 부족한 한도는 단위 농협, 새마을금고 등 다른 취급 기관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 대상 현장점검을 예고하면서, 상호금융권 또한 경쟁적으로 취급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잔금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둔촌주공 집단대출 취급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가 최근 대출금리를 최저 4.35%에서 4.55%로 0.2%포인트(p) 인상하기도 했다.
한편 내년 한도가 복원된 이후 한도가 증액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리은행 측은 "내년 상황에 따라 한도는 증액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한도를 제시한 신한은행 또한 내년 상황을 고려해 한도를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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