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너마저"…한달 만에 자취 감춘 '4%대 예금'

4% 넘는 정기예금, 9월말 24개→10월 0개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저축은행업계의 정기예금 금리가 속속 내려가며 4%대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연말 예금 만기가 집중된 업계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수신금리를 내리면서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이 취급 중인 정기예금 상품(12개월 만기 기준) 중 금리가 4.0%를 넘는 상품은 한 개도 없었다.

지난달 말만 해도 4.0%를 넘는 상품은 24개, 최고 금리는 4.3% 상품도 있었지만 불과 3주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한 셈이다.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지난달 말 3.70%에서 이날 기준 3.68%로 소폭 내렸다.

이달 들어 주요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11일부터 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0.1%p 인하했고, 다올저축은행은 이날부터 12개월 Fi정기예금(대면·비대면) 금리를 0.05%p 인하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정기예금·회전정기예금 금리를 0.03~0.05%p 인하했다.

이는 2년 전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저축은행업계에서 유동성 확보 차원에 예금금리를 올리는 영향이 있다. 당시 업계는 6%대 특판을 실시하는 등 자금 유치 경쟁을 벌여 만기가 몰렸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1월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21조 3572억 원까지 불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고금리로 상품을 팔 당시 만기가 10월에 몰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주요 조달 수단인 수신의 만기 분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만기 집중에 따른 유동성 확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저축은행업권 평균 예금 47%가 연말에 도래해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고금리 특판 등 마케팅 활동을 펼친 후 예금금리를 내리는 경향이 있었다. 특정 저축은행의 경우 이 비율이 54%까지 달하는 곳도 있다.

일례로 OK저축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지난 15일까지 정기예금 상품 'OK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 특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대금리 포함 4.01% 금리에 6개월 주기로 금리가 변동되는 3년 만기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으로, 중도해지 손해 없이 약정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만기 분산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이 지난 8월 '9개월 회전정기예금'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상품에 만기 9개월 구간을 신설한 것도 이런 영향이다.

업계 수신잔액은 100조 원을 다시 회복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100조 9568억원이다. 전달 99조 9128억 원 대비 1조 원 이상 늘었다. 저축은행 수신이 100조 원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었다.

한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추후 수신금리의 추가 조정도 이뤄질 수 있다.

은행권의 경우 현재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 조정은 이미 사전에 이뤄져 추가 조정은 없었지만, 추후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보다 조정이 자유로운 예금금리부터 내릴 수 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