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임종룡, 공식석상서 첫 대면…김 위원장, '내부통제' 쓴소리(종합)

김병환 "금융지주 차원서 대출·지분투자 포트폴리오 마련해야"
금융사고 예방하는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 당부도…임종룡은 묵묵부답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우리은행 부정 대출 사건 이후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대면했으나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금융사고는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저하하는 사안이라고 쓴소리를 하면서, 금융지주가 나서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사고를 예방해줄 것을 당부했다.

임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입장하며 "부정 대출 사건 관련 입장이 있느냐",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 관련 계획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회의 종료 이후에도 금융사고와 관련 입장을 묻는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위원장도 행사 종료 이후 별도의 백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김 위원장과 임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인 만큼 두 사람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였다. 임 회장은 지난 2015년 제5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김 위원장과 '금융위원장 선후배' 관계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 위원장은 이날 부채에 의존하는 금융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 "금융지주 차원에서 대출, 지분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하면서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에서 가계부채 총량의 60%가 취급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다음 해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주 차원에서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김 위원장은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해달라고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의 본질은 신뢰이고, 금융사고는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하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면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시범운영에도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인구구조의 변화, 기후변화, 기술혁신 등을 언급하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거대한 환경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변화는 우리 경제와 금융 산업의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금융지주 차원에서 창의적인 전략과 해법을 모색하고 금융그룹 내 시너지 창출, 해외 진출 등 우리 금융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 마련 등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보다 강화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근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반면교사 삼고 체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금융그룹 차원에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룹 내 내부통제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경영진이 앞장서서 조직의 문화를 바꾸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지주 회장들은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여전히 큰 상황으로 상생을 위한 노력에 금융권이 앞장서 나가겠다고 답하면서, 저출생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이 지원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