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저축은행 본PF 추가 부실 전이 가능성 높아"

본PF 고정이하비율 11%에서 내년 6월말 23%로 상승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개최한 제2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4.6.5/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저축은행업권이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이후에도, 본PF 사업장 중 '정상' 평가 사업장에서 추가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을 한국신용평가가 내놨다.

한국신용평가는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변곡점 맞은 PF, 업권별 충당금 방어력은 얼마나 견고한가'라는 웹 세미나를 열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부동산 사업성 평가 기준을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한 뒤 금융권 총 PF 익스포저 216조 5000억 원 중 33조 7000억 원에 대해 1차 사업성 평가를 발표한 바 있다. 주로 만기가 3번 연장됐거나, 연체된 사업장이 1차 사업성 평가 대상이었다. 이 중 '유의' 등급은 재구조화·자율매각을 해야 하고, '부실우려' 등급은 상각·경공매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리해야 한다.

웹 세미나에서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업권의 본PF 중 분양이 저조하거나 비분양 사업장에서 부실이 추가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6월 말 기준 분양형 본PF 중 목표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본PF가 약 40%를 차지하는데, 유의이하 비율은 10%로 낮아 추후 추가 부실 전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본PF 중 목표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아예 분양을 시작하지 못한 사업장, 비분양형 사업장의 유의이하비율이 11%에 불과하다"며 "다시 말해 양호·보통이 89%인데, 이 중 미래에 부실이 추가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캐피탈이나 증권업 대비 사업기간도 짧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실 전이 위험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본PF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지난 6월 말 11%에서 내년 6월 말 23%로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본PF 중 14%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본PF에서 요주의여신으로 분류된 사업장 중 분양 미개시 상황이거나 비분양,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이 34%인 점을 감안한 수치다.

다만 전체 부동산 PF에서의 '유의 이하' 비율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각 금융사가 전 사업장에 대해 이미 1차 사업성 평가 기준을 준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이에 따른 건전성 분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수도권이나 비주거 등 사업성이 열위한 곳에 대해 유의 이하로 분류 중이라는 설명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정부가 사업성 평가 대상을 확대해도 유의이하 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1차 평가 대상이 아니더라도 전 사업장에 대해 비수도권이나 비주거 등 사업성이 열위한 곳에 대해 이미 상당부분 유의이하로 분류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중 대규모 부실을 인식하며 손실흡수력이 개선돼 추후 추가 충당금 적립에 대해 큰 부담이 생길 가능성은 작아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금리가 하락하며 금융기관의 조달 부담이 낮아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