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소상공인" 신보, 빚 대신 갚는데 매달 2400억씩 썼다

8월말 대위변제 1.9조…올해 3조 육박 예상돼
소상공인 대상 사업 부실 급증 누적 1조 넘어

신용보증기금 전경 ⓒ News1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신용보증기금(신보)이 기업들의 빚을 대신 갚는 대위변제액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신보가 올해 8월말까지 대위변제를 위해 사용한 금액은 1조 9364억 원이다.

대위변제는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보증액을 대신 상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보가 올해 매달 약 2420억원을 기업들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데 쓴 것이다.

2020년 1조 3611억원이었던 신보의 대위변제액은 2022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서며 2조 252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현재까지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 대위변제액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신보의 대위변제액이 급증하게 된 건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한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신보의 보증으로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신보는 2020년 5월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7조 4000억원 규모로 보증을 지원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의 대위변제액은 2020년 15억 원에 불과했으나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서 급속도로 늘어나 2022년에는 1831억 원, 지난해에는 507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8월 말까지도 3445억 원이 지출됐다. 누적 대위변제액도 1조1202억 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차주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서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의 부실률도 치솟고 있다. 앞서 정부는 부실률을 8%로 전망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부실률이 16.3%를 기록하면서 이미 두배를 넘겼다.

신보 측은 보증기업에서 일부 부실이 나고 이를 대위변제하는 것은 이미 꾸준히 발생하고 있었으며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입장이다.

신보 측 관계자는 "(신보는) 자산대비 20배까지 운용을 할 수 있는데 현재 6배 정도 운용을 하고 있어 현재는 건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의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사업으로 공급이 끝난 상태로 부실이 발생하면 부실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까지 (대위변제액이) 크게 늘었지만 현재는 그렇게까지 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의원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신용보증기금의 부실률은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용보증기금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만큼, 부실률 상승이 보증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