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빅컷' 단행에…증권가 "韓 증시에 중장기적으로 우호"(종합)

"금리 인하 수혜 바이오·금융 등 시장 수급 몰릴 것"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단행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TV 화면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을 단행했으나,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증시, 국제 유가 등이 동반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높아진 변동성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달러화 약세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결정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낮아진다.

4년 6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이후 첫 '빅컷'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빅컷' 결정이 경기침체 때문이 아닌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양호한 상태로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기조의 재조정은 경제와 노동 시장의 강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 AFP=뉴스1

◇과감한 0.5%p 에도 시장 반응은 '미지근'…美 증시·국제 유가 등 하락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과감한 금리 인하 결정이었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시장에 금리 인하가 선반영된데다, 파월 의장의 '해명'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점도표(금리 예상표)를 통해 금리 인하 폭을 제한하며 올해 연말까지 0.5%p의 추가 인하만 예고한 점도 변동성을 키웠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25%,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0.29%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도 0.31%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특히 엔비디아(-1.88%)를 비롯해 슈퍼마이크로컴퓨터(-0.57%), 브로드컴(-0.49%), 퀄컴(-0.24%) 등 반도체 종목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주가는 연준이 0.50%p 인하를 단행하자 상승 전환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되돌림이 유입되며 급격하게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마감했다"며 "반도체 종목 전반이 하락 전환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08%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증시뿐 아니라 국제 유가도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하락한 만큼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간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 종목 전반이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 종목 비중이 큰 코스피도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전문가 "달러 약세,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우호적…비중확대 전략 유효"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빅컷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 금융 등 금리 인하기에 강세를 보이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수를 추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의 성격을 떠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하 자체는 주식 시장에 신규 유동성의 투입과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향후 달러화 약세는 특히 지난 10년 넘게 소외된 한국 등 신흥국 증시 전반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금리 인하 기간 수혜주이자 실적이 성장하는 바이오주, 배당투자 매력 증대 및 주주환원 등의 장점을 가진 금융주 등의 업종에 시장의 수급이 몰릴 것으로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코스피 2600선 이상부터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9월 말부터 10월초 저점매수 타이밍을 잡아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며 "중기적인 측면에서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대비 저평가된 업종이자 7월 11일 이후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기계, 조선,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필수소비재를 주목한다"고 꼽았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