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해시드리서치 대표 "변질된 인터넷 잡으려면 블록체인 활용해야"

"인터넷 세상, 타깃 마케팅 위해 고객 데이터 무료로 가져가"
"중앙화 성격 띠는 인터넷 세상, 블록체인이 변화시킬 수 있어"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가 27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의 인터넷 세상은 타깃 마케팅을 위해 고객들의 데이터를 무료로 모으고 있다. 변질된 인터넷을 기반으로 빅테크 기업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 질주에 대항할 수 있는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이 가진 문제는 기술로 해결해야 한다."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 디지털자산 시장의 발전 방향 모색' 정책 심포지엄에서 "블록체인이 중앙화 성격을 띠는 인터넷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우선 현재 웹2 기반의 인터넷 세상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부터 짚었다. 그는 "초기 인터넷은 비허가성의 개념이 탑재됐고 빅테크용도 아니었다"면서도 "구글 등 여러 기업이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타깃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무료로 고객들의 데이터를 모으는 등 다소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여러 웹2 기업들이 고객의 정보를 아무 대가 없이 가져오는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이 기반된 시각이다.

그는 "다시 인터넷을 초기의 형태로 돌려주고 더 많은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야 한다"며 "블록체인은 이미 탈중앙화된 의사결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크게 △자산 시장 △지급 수단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소유권 시장 안에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선 "자산으로서의 블록체인에 대한 논쟁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며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왔고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도 매우 의미 있는 자산군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비트코인은 10년 만에 톱10의 자산군에 위치했다"며 "이제는 자산으로서 블록체인 쓰임새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급 수단으로서는 "블록체인이 이미 스테이블코인이라 개발도상국에서 매우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킬러 아이템'의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도 지불수단으로서 여러 시장에서 활용될만한 잠재적인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여러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산업의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옆나라 일본'의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 기조를 짚으며 "맹렬한 기세로 (블록체인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우리나라와 글로벌 흐름의 갭이 좁혀지기 위해서는 '제도화'가 필요하다"면서 "국가의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본격적인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 승인 등은 행정 조치로도 가능하다"며 "입법 과정이 필요 없는 것부터 당국에서 관심을 가지고 제도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에서 물밑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느끼는 답답함으로부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