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부실채권' 상반기 2.5조 늘어…15조 육박

지난해부터 고정이하여신 가파른 증가세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PF 구조조정 등 영향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지주의 부실채권이 예년 대비 가파르게 늘어나며 6개월 사이 2조 5000억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상반기 고정이하여신은 총 14조 9204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 12조 2425억원 대비 2조 4779억 원 늘었다.

이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고 5대 금융지주 체제가 갖춰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고정이하여신의 비율도 같은 기간 0.63%에서 0.73%로 0.1%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고정이하여신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 자산이 많은 금융사라 평가받는다. 금융사의 보유자산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되는데 말 그대로 '고정' 이하의 3단계가 고정이하여신에 포함된다.

2019년 말 7조 6165억 원을 기록했던 5대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 원 내외로 늘고 줄기를 반복하다 지난해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 해는 4조 원 가까이 부실채권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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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준 지주사별 고정이하여신을 보면 KB금융지주가 규모(5조2380억원)도 가장 많고 비율(1.10%)도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금융이 3조4192억 원(0.78%)로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 2조 1690억 원(0.52%), 우리금융 2조1690억 원(0.52%), 농협금융 1조9462억원(0.59%) 순이었다.

5대 지주사의 고정이하여신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에 대한 원인으로는 고금리의 장기화, 부동산 프로젝프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의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차주들의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부동산 PF 사업장 재평가를 통해 부실여신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다 보니 어려운 차주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반적인 경기가 악화되면서 금융 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