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사태' 후폭풍…우리금융, 보험사 M&A·제4인뱅도 '먹구름'

우리은행 제재 시 '제4인터넷은행 인가'에 악재
우리금융지주 제재 시 '동양·ABL생명 인수'도 미궁 속

/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당국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과 관련해 행정 제재를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하면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사업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건은 '기관 제재' 여부다. 단순 관련자 제재를 넘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 기관 제재까지 내려질 경우 각 회사가 추진 중인 보험사 인수합병(M&A), 제4인터넷은행(제4인뱅) 인가 등에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손태승 사태' 일파만파…우리금융·은행 '기관 제재' 가능성도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행정 제재를 위한 법리 검토에 돌입했다. 은행법 54조에 따르면 금감원장은 은행의 건전한 운영을 해친 직원을 대상으로 면직·정직·감봉·견책 등 처분을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 일부 직원은 대출인이 허위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확인 없이 대출을 내주고,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총 350억 원 규모의 부정 대출이 발생한 만큼 관련자 제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 기관 제재까지 진행되느냐다. 금감원은 은행법 53조에 따라 각 기관에도 시정명령 또는 6개월 이내 영업의 일부 정지 등을 부과할 수 있다. 또 금융지주회사법 57조에 따라 지주의 영향력을 행사해 자회사에 법을 위반하게 한 경우 금융지주 기관 제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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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제재 시…제4인터넷은행 인가에 '악재'

우선 우리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 가능성은 크다. 금감원 검사 결과, 손 전 회장 관련 부정 대출이 본점 승인을 건너뛰고 지점 전결로 진행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 대출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약 3년 9개월 동안 이뤄졌다는 점에서의 본점 관리 부실 책임도 상당하다.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은행이 참여할 예정인 제4 인뱅 컨소시엄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제4인뱅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 컨소시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통상 금융당국은 제4인뱅의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인가를 결정한다. 물론 우리은행은 컨소시엄 투자자로 참여하지만 제4 인뱅의 '자금 조달'이라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금융사 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우리금융 제재 시 '동양·ABL생명 인수' 미궁 속으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부정대출의 주체는 우리은행이지만 향후 검찰 수사 단계에서 손 전 회장의 개입 여부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전 회장은 자신의 관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은 조직 내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태다.

업계는 우리금융에 기관 제재가 취해질 경우 보험사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동양·ABL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15조 3항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제재가 시작되기 전 M&A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토대로 제재 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겠다"면서도 "현재 제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