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취임식 없이 업무 돌입…'티메프 사태' 수습 나선다
최연소 금융위원장…"부채 의존한 금융 바꿀 것"
'금투세 폐지'도 숙제…야당 반대 거세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티몬·위메프 사태의 수습을 위해 별도의 취임식도 없이 곧바로 업무에 뛰어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전 김병환 위원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앞서 전날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적격과 부적격 의견이 모두 병기됐다.
◇취임 직후부터 티메프 사태 해결 '난관'
김 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수습이라는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김 위원장이 취임식도 없이 현업 파악에 나선 것도 해당 업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티몬·위메프 양사에서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빚자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의 긴급 유동성 확보를 위해 5600억 원의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각 정부 부처와 금융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을 총괄하는 만큼 각 기관들의 사이의 업무 조율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금융위는 티몬·위메프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가 수년간 경영이 악화되어 왔음에도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아 상황이 악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에게는 이런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최우선 목표는 '금융시장 안정'…"부채의존 금융 바꾸겠다"
금융정책 면에서 보면 김 위원장이 최우선 순위의 목표로 '금융시장의 안정화'다.
김 위원장은 후보자로 내정된 직후부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가계대출 증가,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 등의 리스크(위험)가 증가하는 원인을 "과도하게 부채에 의존하는 우리 금융구조에 있다"고 진단하며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취임으로 현재 금융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계대출 조절,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 등 구조조정이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2일 열린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내실화 등을 통하여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엄정한 사업성 평가를 기반으로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유도하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 외에도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금융시장 신뢰 확보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 강화를 주요 정책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쉽지 않은 '금투세 폐지' 숙제…야당 반대 거셀 듯
정부가 국정과제화한 '금융투자세 폐지'도 김 위원장에게 던져진 숙제다. 금융위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금투세를 폐지해 자본시장의 수요기 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투세 폐지는 세제 관련 사항이라 기획재정부가 주무부처지만 금융위가 관리·감독하는 금융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금융정책이다. 이에 금융위는 기재부와 함께 금투세 폐지를 준비해 왔다.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했고, 지난 25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도 관련 내용이 담겼다. 김 위원장 역시 평소 "금투세가 자본시장에 분명히 부정적인 면이 있다"라며 폐지를 주장해 왔다.
금투세 폐지를 위해서는 현행 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데 야당의 동의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원내 절대다수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시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여당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어떻게 설득할지 복안을 알려달라"고 주문을 하기도 했다.
◇금융·경제 관련 요직 거쳐 '최연소' 금융위원장 취임
1971년생인 김 위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1994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공직 생활을 하던 중 2005년 영국 버밍엄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 4학년인 1993년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시절 금융정책실 등을 거치며 금융관련 경험을 쌓았다. 기재부에서는 자금시장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 주요 보직들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에는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정부의 경제관련 정책을 설정하는 데 일조했다.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첫 대통령실 경제 금융비서관을 맡았으며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 1차관에 임명됐다.
젊은 나이에 공직에 입직한 김 위원장은 이번 임명으로 만 53세, 최연소 금융위원장이 됐다.
김 위원장은 거시경제와 금융 전문가로 꼽히며 기재부 재직시절에도 조직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어왔다. 금융관련 주제를 오랫동안 다뤄왔던 만큼 금융당국 내에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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