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가계대출, 국민·하나銀 주담대 금리 올린다…"속도 조절"
국민銀, 주담대 금리 0.13%p인상…시중은행들도 "검토 중"
"무리한 대출로 가계대출 악화"…금감원, 은행권 간담회 개최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시 금리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고정형 금리를 3.00∼4.40%에서 3.13∼4.53%로, 변동형 금리를 3.65∼5.05%에서 3.78∼5.18%로 0.13%p씩 올린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담대 고정형의 감면금리 폭을 최대 0.2%p 축소 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말 3.183~3.583%에서 이날 3.337~3.737%로 올랐다.
이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세와 대출금리 하락이 맞물리면서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가계대출 규모는 708조5723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3415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직전 달 5조2278억 원보다 더 확대됐으며, 증가 규모는 지난 2021년 7월 당시 6조2009억 원 이후 최대폭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하반기 시장 기대감이 금리인하, 주택가격 회복 등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이라며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가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날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국내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관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3일 기준 신한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2.93%~4.94%로 하단 기준 2%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3.36~5.76%, 변동형 금리는 4.42~6.62% 수준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금리, 한도 등 조정도 할 계획"이라며 "대출 실수요자 중심의 지원을 원칙으로 탄력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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