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관전포인트 3가지…주주환원·지배구조에 'ELS 배상'까지

'밸류업' 영향에 주주환원 확대…이사회 인원·여성 동시에 늘린다
홍콩 ELS 배상안 입장도 밝힐까…이복현 "주총 후 입장 나올 것"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오는 22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주총을 연다. 올해 금융권 주주총회의 가장 큰 화두는 '주주환원'이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새 이사회 구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의 윤곽이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금융권은 각 은행이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자율배상과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 '밸류업' 영향에 주주환원도 확대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주주총회의 가장 큰 화두는 '주주환원'이다. 정부가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펴면서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로 꼽히는 금융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결산배당금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KB금융은 연간 총배당금을 전년 대비 110원 높인 3060원으로, 신한금융은 35원 높인 2100원, 하나금융은 50원 높인 3400원으로 정했다. 우리금융 총배당금은 1000원으로 전년 대비 30원 줄었지만, 총주주환원율은 상승했다.

총주주환원율은 순이익에서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과, 자사주 취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율을 글로벌 대형 은행 수준인 40~6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KB 27.9%→37.5% △신한 29.9%→36% △하나 27.4%→32.7% △우리 26.2%→33.7%로 직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이복현 금육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토론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4.3.1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이사회 인원 늘리고, 여성 이사도 늘리고

지배구조 개편도 주요 안건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금융권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CEO 선임 등 경영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정원을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고, 여성 사외이사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를 6명에서 7명으로 확대하고 여성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수를 현 9명으로 유지하되 여성 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린다. KB금융은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여성이 3명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한다. 이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부재 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 홍콩 ELS 배상안 입장도 논의될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윤곽이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홍콩 ELS 배상 기준안을 발표한 후 자율 배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각 금융사는 아직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사들은 ELS 배상안을 토대로 예상 지출액, 재무 반영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주총회에서 ELS 배상과 관련된 회사별 공식 입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 자율배상 여부를 안건에 올릴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자율 배상에 나서는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각 은행의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있기 때문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 자연스러운 절차를 거쳐서 각 기관의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