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수수료보다 '샘 올트먼' 효과…빗썸, '월드코인 특수' 톡톡
빗썸, 수수료 무료 정책 종료 이후 떨어졌던 점유율 28%까지 회복
월드코인 전 세계 거래량의 15%가 빗썸서 거래…업비트엔 월드코인 없어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월드코인(WLD)' 상장 효과를 보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해온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달 종료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지난주 월드코인 급등세 덕에 점유율을 일부 회복했다. 경쟁 거래소이자 1위 사업자인 업비트는 월드코인을 상장하지 않은 상태다.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인게코 24시간 거래량 기준으로 환산한 빗썸의 점유율은 약 28%다. 업비트의 점유율은 약 67%다.
앞서 빗썸은 이달 5일부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종료하면서 30~40%대였던 점유율이 10%대까지 하락했다. 무료 정책을 끝내면서 업계 최저 수수료인 0.04%를 내세웠지만, '무료'만큼 효과는 크지 않았다. 0.05%인 업비트와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따랐다.
떨어진 빗썸의 점유율을 다시 28%까지 끌어올린 건 월드코인이다. 월드코인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현재 월드코인은 '역대급'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20일 코인마켓캡 기준 월드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8% 오른 7.27달러다. 일주일 새 180%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지난 19일에는 전날 대비 30% 이상 뛰기도 했다.
가격 급등세로 월드코인 거래량도 급증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 월드코인 거래량은 전날보다 142% 늘었다.
거래량 급등의 효과를 본 건 빗썸이다. 현재 빗썸 내 월드코인 24시간 거래량은 무려 3141억 원으로, 빗썸 내 비트코인 거래량보다 많다. 전 세계 월드코인 거래량에서 빗썸 내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15%나 된다.
이는 가격 급등으로 국내에서 월드코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업비트가 월드코인을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월드코인을 구매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은 자연히 빗썸으로 향하게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인원이나 코빗에도 월드코인이 있지만 유동성이 빗썸에 비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따라서 월드코인 거래량 급등으로 빗썸의 전체 거래량도 증가, 시장 점유율도 28%까지 다시 회복됐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세운 것보다 월드코인의 급등세가 점유율 회복에 더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월드코인의 상승세는 '월드 앱' 이용자 수 증가가 견인하고 있다. 또 최근 인공지능(AI) 테마 코인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월드코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월드 앱'의 일일활성사용자(DAU)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월드 앱은 이용자들에게 코인을 지급하는 지갑 애플리케이션으로, 월드코인은 '홍채'로 인공지능(AI)과 사람을 구분해 사람에게만 기초소득 개념의 코인을 지급하고 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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