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20조 쾌척"…정부, 고금리 中企 지원에 76조 풀었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26조원…중견기업에 15조원
경영 위기 빠진 기업에 '특별 금리인하'…"민관 합동 결과물"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정부가 총 76조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금융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방안은 크게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혁신 투자 △그간 소외돼 있었던 중견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구성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들도 약 20조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적극 동참했다"며 "민관이 함께 협심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이번 대책의 의미를 강조했다.
◇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26조원
먼저 금융당국은 우리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 영위 기업에 대해 총 26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은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 클 것으로 예상되는 5대 분야(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원전·디스플레이)에 총 15조원 규모로 최대 1.2%p까지 금리를 인하한 저리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2월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6조7000억원이 지원된 상태다.
또 수입선 다변화, 대체기술 개발 등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총 5조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 기금'도 조성한다. 이는 오는 6월 시행 예정인 '공급망기본법'에 맞춰 지원이 시작될 예정이다.
신성장 분야로 진출하는 중견기업을 위해 최초로 민간은행 중심의 중견기업 전용 저금리 대출프로그램도 마련하기로 했다. 지원 규모는 산업은행과 5대 은행이 각각 1조원씩 총 6조원으로, 업체당 최대 1500억원까지 1%p 금리를 우대해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은행별 전산 준비를 거쳐 오는 4월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 중견기업에 15조원…"전용 펀드는 최초"
그간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돼 있던 중견기업에 대해 15조원 규모의 집중 지원책도 마련됐다.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의 1.5%로 숫자는 적지만, 전체 매출(16.1%)과 고용(12.9%)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의 중요 축'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우선 은행들이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최초로 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 펀드를 출시한다. 올해 3분기까지 1차 펀드 결성 완료한 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견기업이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1조8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P-CBO) 발행도 지원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이 사모사채를 발행할 때 유동화증권에 대한 신용보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은행권과 보증기관이 협력해 2조3000억원 규모의 성장 사다리 프로그램도 마련하기로 했다. 기업당 최대 보증 한도를 1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으로 확대해 중견기업도 보증부 저리자금을 이용한 투자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 경영 위기 빠진 기업에 '특별 금리인하'
아울러 고금리로 인해 경영 위기에 빠진 기업·기업인을 대상으로 정상화 및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
매출 하락 등을 겪는 중소기업에 5개 은행과 기업은행이 공동으로 5조원 규모의 금리인하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상 기업이 보유한 대출금리 5.0% 초과 대출에 대해 1년간 금리를 5%(최대 2%p 한도)까지 감면한다. 이는 오는 4월 1일부터 차주 신청에 따라 즉시 지원한다.
기업은행에서는 이자 상환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가산금리를 일정 기간 유예하고 향후에 경영 상황 개선 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유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 한시적으로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도 1년간 가산금리를 면제해 (현재 기준) 3%대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수출 7000억불, 민간투자 150조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추가 금융지원이 절실한 시점에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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