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이면 얼마를 모아야 적당할까?"…유튜브서 핫한 콘텐츠 파헤쳐보니

전국에 많은 눈이 내리는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한 시민이 바가지를 머리에 쓰고 걷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전국에 많은 눈이 내리는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한 시민이 바가지를 머리에 쓰고 걷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최근 유튜브에서 '얼마를 모아야 적당할까' 콘텐츠가 화제를 끌고 있다.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별 출연자가 나와 '결혼하려면 얼마가 적당할까' 같은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주제는 '30살이면 얼마를 모아야 적당할까'다. 이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유는 누구나 이맘때쯤 자신의 계좌를 들여다보며 결혼이나 부동산 투자 등 인생을 좌우할 중대 기로에 서기 때문일 테다.

영상 속 출연자들은 1000만원, 4000만원 그리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천차만별의 답을 내놓는다. 실제 대한민국 30살은 얼마를 모아야 적당할까. 지난달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 '29세 이하' 평균 순자산은 9954만원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의 평균 순자산은 2억3678만원이었다. 나이를 나눠보면 30~39세의 순자산은 2억7300만원이었고, 29세 이하는 9954만원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30대를 시작할 무렵 평균에 가까워지려면 약 1억원을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30살은 도대체 어떻게 1억원의 순자산을 형성하고 있을까.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이다. 통계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평균 자산은 총 1억4662만원이었다. 구체적으로 금융자산은 △전·월세보증금 5634만원 △저축액 3073만원, 실물자산은 △부동산 4764만원 △기타 1191만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부채는 총 4708만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담보대출 3427만원 △신용대출 747만원 △기타 외상 및 할부가 102만원이었다. 즉, 자산 1억4662만원에서 부채 4708만원을 뺀 9954만원이 순자산으로 집계된 것이다.

◇ 평균에 숨겨진 함정…중앙값도 같이 봐야

그러나 여기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평균의 함정'이다. 평균은 최고점과 최저점이 너무 높거나 낮을 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1985년 지리학과 졸업생 평균 초봉은 10만 달러(약 1억3100만원)라고 한다. 졸업생에 마이클 조던이 있기 때문이다. 이게 평균의 함정이다.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게 돕는 수치가 바로 중앙값이다. 중앙값은 표본을 일렬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수치다.

이 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순자산 중앙값은 450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30살이 되기 전에 4500만원은 모아야 중간 이상은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누군가는 이 통계를 보며 "잘 살았구나"라 안도를, 또 다른 누군가는 "이게 나라냐"며 분노를 느낄 테다. 용접공 출신 대학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한 유영만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전과 비교하라"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