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카드 수수료율 개선안…'수익성 악화' 카드사 '한숨만'

카드업계 "총선 앞두고 수수료율 현실화 어려울 것 예상"
금융당국 "조속한 시일 내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 중"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카드수수료 현실화를 위해 마련될 예정이었던 적격비용 제도개선안 발표가 결국 해를 넘기며 카드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개선안 발표가 미뤄지며 당장 올해 가맹점 수수료의 근거가 될 적격비용을 다시 산정해야 하는 처지다. 올해 총선과 맞물려 지금도 원가 이하인 수수료가 '소상공인 살리기' 명목으로 더 줄어들 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 TF'의 개선안 발표가 해를 넘기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통상 5월부터 원가분석을 진행해 11월 카드수수료 개편방안·마케팅 개선방향 등을 결정한다"며 "TF 개선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일련의 과정들도 지연되고 있어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적격비용이란 일종의 수수료 원가로 카드사가 가맹점에 매기는 수수료 기준이다. 문제는 3년 주기로 적격비용이 다시 산정될 때마다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사들이 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현재 연 매출 이하 영세 가맹점수수료는 0.5%,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수수료는 1.1~1.5%에 불과하다. 전체 가맹점 96%가량이 이같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에 수수료율과 그 기준이 되는 적격비용 산정 제도를 현실성 있게 개선하기 위해 2012년 제도 개선 TF가 마련됐다. TF에선 카드사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적격비용 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논의됐는데, 지난해 마무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긴 것이다.

TF가 흐지부지된 상태에서 당장 올해 재산정 주기가 돌아왔다. 보통 연초부터 적격비용 재산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하고, 연말에는 내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수수료율을 발표해야 하는데 해당 일정조차 불투명해졌다. 특히 올해는 총선과 맞물려 있어 수수료율 현실화는 커녕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종우 카드노조협의회 의장은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되는 올해까지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 발표가 미뤄지면서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카드수수료 인상은 물론 적격비용 재산정 항목 등이 업계 목소리를 담기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 내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논의 중인 사항을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TF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간 개별로 만나 입장을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자가 많고 입장이 다른 만큼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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