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으로 돌아온 '엉클조' 조용병…상생금융 등 과제 산적

관 경력 없는 첫 4대 지주 출신…당국 소통 능력이 관건
상생금융·은행 이미지 쇄신 등 은행권 현안 해결해야

국내 은행들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이 내정됐다. 2019.12.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신병남 기자 = 국내 은행들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이 내정됐다.

최근 은행권은 잇따른 비판에 사회적 인식은 악화됐고, '상생금융' 등 사회적 과제도 산적해 있다. '관' 경력 없는 순수 민간 출신인 조 후보자가 은행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당국과 긴밀히 협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 후보자는 오는 27일 예정된 은행연 사원총회에서 회장 선임안이 의결되면 오는 12월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회추위는 조 후보자에 대해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은행권을 대표해 금융당국과 소통해야하는 은행연 회장으로서 조 후보자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현안 과제는 '상생금융'이다.

올해 들어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이자 장사', '은행 종노릇', '독과점' 등 강한 표현을 연달아 쏟아내며 상생금융을 통한 은행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금융지주들이 상생방안을 선제적으로 공개했으나 당국에서는 이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023.8.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당국뿐 아니라 오는 2024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이 고금리를 틈타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며 은행의 초과이익 환수를 위한 '횡재세' 법안까지도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오는 20일 예정된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 및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상생금융 방안 및 규모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 은행연합회장도 참여하는 만큼 조 후보자 역시 향후 진행될 상생금융 관련 협의에서 은행권을 대표해 당국과 소통할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회장에 취임하면 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까지 가해지는 압박에 맞서 은행업권의 이미지 쇄신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최근까지 금융권에 계셨던 분인만큼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후보자 역시 현안을 의식한듯 최종 후보로 선정된 뒤 "업권을 둘러싼 환경이 쉽지 않은 만큼 기쁘기보다는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겁다"며 "고통을 분담하면서 어떻게 사회와 상생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은행장들이 있으니 함께 협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3.1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일각에서는 조 후보자가 순수 민간 출신이라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관과의 소통능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반면 지난해 발생한 라임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아름다운 용퇴'를 보였던만큼 당국에서 조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신한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앞둔 상태에서 자진해 용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이복현 금감원장은 조 후보자의 은퇴 결정을 환영하며 "3연임을 할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시는 걸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지난 1957년생으로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지난 2015년에는 신한은행장을, 지난 2017에는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