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남국, 마브렉스 '상장신청' 2주 뒤 샀다…1주일 뒤 '상장계약'

넷마블, 국힘 진상조사단 비공개 회의서 타임라인 공유
상장 가능성 알 수 있던 시기에 9억원어치 매입…정보 취득 가능성에 '무게'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자리가 무소속 쪽으로 옮겨져 있다. 이날 김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2023.5.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김남국 의원의 '마브렉스(MBX)'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확인됐다. 마브렉스는 게임사 넷마블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프로젝트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 측이 빗썸에 '상장 신청'을 한 지 2주 뒤, '상장 계약'을 하기 일주일 전 마브렉스를 매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그가 상장 전 마브렉스를 대량 매입한 것을 두고 '사전 정보 획득'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번에 구체적인 타임라인까지 밝혀지면서 이 같은 의혹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상장 신청' 이후 매입 시작…상장 가능성 높아지던 시기

김남국 의원의 마브렉스 투자와 관련한 타임라인.

25일 정치권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최된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제 2차 전체 회의에선 마브렉스 측이 빗썸에 언제 상장 신청을 했는지, 또 상장 계약은 언제 했는지 등의 사실 관계가 논의됐다. 이날 정용 마브렉스 대표와 김병규 넷마블 전무는 비공개로 해당 사항을 진상조사단 위원에게 보고했다.

통상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장은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하면, 거래소가 대면 미팅 또는 실사를 통해 심사를 거친 후 상장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브렉스가 빗썸에 상장 신청을 한 건 지난해 4월 8일이다. 이후 빗썸 측의 심사를 거쳐 상장 계약을 맺은 건 4월 29일이다. 실제 상장은 5월 6일에 이뤄졌으며, 상장이 될 것이란 '첫 공지'는 5월 4일에 올라왔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매수하기 시작한 건 '상장 신청'이 이뤄진 지 약 2주 뒤인 4월 21일이다. 상장 계약이 이뤄지기 일주일 전이기도 하다.

해당 시점은 상장 심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을 시점임을 유추할 수 있다. 상장 가능성이 커지던 시기라는 의미다.

김 의원이 단순히 '상장 전' 마브렉스를 매입했다는 사실만 공개됐을 때는 매입 시작 시기가 상장 일정을 알 수 있는 시기였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타임라인이 공개되면서 그가 마브렉스를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이 상장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시점임이 확인됐고, 미공개 정보 획득 가능성이 더 커졌다.

◇상장 전 가격 급등기에 다 못 팔아…타이밍 못 잡아 오히려 '손해'

김남국 의원이 상장 전인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마브렉스(MBX)를 매수한 내역.

구체적으로 김 의원은 4월 21일부터 상장 공지가 올라오기 직전인 5월 3일까지 총 1만9712개의 마브렉스를 매수했다. 이를 각 매수 날짜의 마브렉스 평균 가격(코인마켓캡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9억240만원어치다. 당시 가격은 대부분 4만원대 가격이었다.

김 의원은 보유 중이던 위믹스(WEMIX)와 클레이(KLAY)를 코인 스와프(교환) 서비스 '클레이스왑'에서 마브렉스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마브렉스를 사들였다. 위믹스와 클레이는 각각 위메이드와 카카오의 가상자산이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본격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한 건 5월 1일이다. 5월 1일 마브렉스 2262개를 클레이스왑에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바꾸는 방식으로 '매도'를 실행했다.

이후 5월 3일부터 6일까지는 마브렉스 가격 급등기다. 5월 4일 빗썸에 상장된다는 소식이 공유됐기 때문이다. 상장을 앞둔 5월 5일부터 상장일이었던 5월 6일에는 6만원대 가격을 기록했다.

이 때 김 의원은 클레이스왑에서 마브렉스를 일부 매도했다. 이렇게 김 의원이 상장 직전까지 매도한 마브렉스는 6200여개로, 김 의원이 보유한 마브렉스의 3분의1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약 3억 20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하지만 상장 직후인 5월 7일 마브렉스 가격은 다시 4만5000원대로 급락, 8일에는 3만원으로 떨어졌다. 김 의원은 나머지 물량 1만3500개가량을 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진 뒤에 이를 분할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매수할 당시보다 가격이 더 떨어진데다, 상장 전 팔아넘긴 물량이 그가 보유한 물량의 3분의 1밖에 안 됐기 때문에 김 의원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

한편 이날 마브렉스 측도 상장 일정 등 미공개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진상조사단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조사단장을 맡은 김성원 의원은 마브렉스 측의 비공개 보고가 끝난 후 "(마브렉스 측은) 김 의원이 사전 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과 자금 세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마브렉스가 자체 조사 등 내부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마브렉스는 진상조사단에 보고한대로 내부 조사를 재차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마브렉스 관계자는 "회사 임직원 누구도 상장 시점에 관한 정보는 전혀 알 수 없었다"며 "지난 23일 진상조사단에서 요청한 내부 조사를 철저히 재차 진행했고, 어떠한 내부 정도도 (김남국 의원 측에) 제공한 적이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인 발행 이후 2022년 3월부터 국내외 다수의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동시 진행했다"며 빗썸에만 상장 신청을 한 것은 아니므로 사전 정보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