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가 더 걱정"…자영업자 1000조 빚폭탄 '빨간불'

자영업자 대출 코로나 3년간 335조 늘어…연체율마저 '꿈틀'
9월 만기연장 종료시 부실 본격화…"당국 선제 대응 시급"

서울시내 한 은행에서 운영 중인 대출 관련 창구.ⓒ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코로나19 비상사태가 3년4개월 만에 종식됐으나, 자영업자들은 이제부터가 더 걱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타격으로 빚을 내 근근이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의 대출잔액은 1000조원을 넘어서버렸다. 코로나 직전인 3년 전보다 무려 49%나 증가한 것이다.

설상가상 연체율마저 오르고 있다. 취약차주가 몰린 2금융권은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 유예조치가 9월에 예정대로 끝날 경우 부실 대출자들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정부와 금융권이 서둘러 추가 지원 등 선제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말 68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3년만에 48.9%(334조9000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대다수이고, 이자 부담이 큰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어 부채 규모뿐만 아니라 질도 악화됐다.

자영업자 대출잔액 1019조8000억원 중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대출이 720조3000억원으로 무려 70%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자영업자 전체 대출잔액은 110조6000억원 증가했는데, 자영업자 대출이 89조8000억원 늘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News1 민경석 기자

은행권보다 비은행권의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이 지난 1년간 5,5% 늘어나는 동안 비은행권 대출은 24.3% 급증했다. 전체 대출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5.5%에서 39.4%까지 늘었다.

이자 상승기에 고금리 대출이 늘면서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전체 연체율은 2021년말 0.16%에서 지난해 말 0.26%로 0.10%p 높아져 2년 반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다중채무자 연체율은 0.8%에서 1.1%로 0.3%p 늘어 1%대로 올라섰다.

더군다나 9월 종료 예정인 코로나 피해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끝날 경우 부실 대출자들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3년간 코로나 금융지원 차원에서 원금과 이자를 미뤄준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은 37조원이나 된다.

이로인해 금융권 안팎에선 정부와 금융권이 서둘러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부실 가능성이 큰 취약 자영업자를 구분하고, 추가 지원 여부를 검토하는 등 부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고,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9월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까지 앞두고 있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취약차주에 대한 추가 지원 등 부실 최소화를 위한 선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코로나 금융지원 재연장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