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주의보…전세보증금 지킬 방법은

주금공 전세보증시 저율로 반환보증 가입 가능
전세사기 예방 위해 주담대 심사 강화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 전세'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세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보험 제도인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마련하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 몰래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은행들의 주담대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임대차 계약 종료 이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늘고 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사고액은 2018년 792억원에서 올해 7월 4279억원으로 늘어났다.

계약 정보가 부족한 임차인(세입자)을 노린 악의적 전세사기도 늘고 있다.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된 전세사기 건수는 2020년 97건에서 지난해 187건으로 일년 새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떼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주금공) 등에서 제공하는 전세금반환보증은 집주인이 계약종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반환하고, 세입자에게 대신 반환한 전세금은 보증기관이 집주인에게 회수하는 상품이다.

특히 주금공 보증을 통해 전세대출을 받는 임차인이 많은데, 대출 신청 시 주금공에서 전세금반환보증도 함께 가입할 수 있다. 같은 기관에서 보증을 받았기 때문에 보증료율도 연 0.04%(다자녀·신혼부부·저소득자 등 우대대상 연 0.02%)로 저렴한 편이다.

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은행의 주담대 취급 과정에서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간 전산 한계로 전입신고 다음날 세입자의 대항력이 생기는 허점을 노려 집주인이 세입자 대항력 발생 전에 집을 팔거나, 담보대출(근저당)을 받아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아직 은행들은 집주인이 주담대를 신청할 때 전세가 껴있다는 걸 먼저 알리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 이를 모르고 세입자가 대항력을 갖기 전 은행이 대출을 내주고 담보권을 갖게 되면, 향후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세입자가 은행에 밀려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세입자는 집에 걸린 근저당이 없다는 이유로 더 비싼 값에 전세를 들어왔는데, 전세보증금에 대한 권리까지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임대차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확인하고, 주담대 신청이 들어오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까지 감안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계획에 따라 은행들이 임대차 확정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전세계약만 맺고 대항력은 발생하지 않은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고려할 수 있게돼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도 집주인이 주담대를 신청하면 은행들이 전입세대를 열람하는 등 임대차 계약사실을 확인하긴 하지만, 전산에 반영되는 시차를 악용해 임대차 계약사실을 숨기면 은행도 파악할 길이 없었다"며 "이번 대책으로 세입자들의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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