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권 쉬운 가계·부동산 대출에 집중…기업금융은 위축"

"성장잠재력 있는 기업도 자금공급 어려워"
중기 기업인과 간담회…"밸류업 동참"도 당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4.10.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국내 금융권이 가계·부동산 대출에 집중하느라 중소기업금융 발전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중소기업인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원장은 국내 금융권이 가계·부동산 대출에 집중하면서 기업금융을 외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금융권 자금흐름을 보면서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은 확대되는 반면 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라며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금융권의 중소기업금융이 담보와 보증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자금 공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중 담보·보증 비율은 지난 2015년 66.7%에서 올해 3분기 말 80.7%까지 올랐다.

이에 이 원장은 "담보 보증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대출방식 대신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기술, 혁신성 등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이 원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생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지만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의 경우 은행들의 자체 채무조정을 적극 유인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또 원장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하더라도 고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리스타트 대출' 등 대환대출 지원 상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리스타트 대출은 폐업 시 일시상황 의무가 발생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을 가계 장기 분할상황 대출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성실상환 시 금리감면 혜택도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금융시장 구조를 자본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라며 중소기업들도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제기된 의견에 대해서 향후 검토를 통해 관계기관들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