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7000억' 채권 발행 스톱…금융위원장 "정책대출 제어와는 무관"(종합)
금융당국 "협의 필요해" 요청에 수요예측 일정 연기
김병환 "일반 투자자에 충실히 공시될 필요 있어 협의"
- 김현 기자, 김근욱 기자,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김근욱 황보준엽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첫 채권 발행이 연기됨에 따라 자본 확충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3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HUG는 이날 진행하려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연기했다. 당초 수요예측 이후 다음달 5일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신종자본증권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돼 주로 은행 등 금융사의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
HUG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핵심 업무인 전세대출 및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업무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려고 했다.
현행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9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하지만, 올해 4분기 보증배수는 132.5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발행 일정이 연기된 데에는 높은 조달 금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HUG는 3.5~4.1% 수준의 금리를 계획했지만, 이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할 민간 금융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HUG 관계자는 "현재 발행 절차가 스톱됐다"며 "금융위원회가 보완 요청을 했고, 국토부 등과 신속하게 협의해서 후속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HUG의 첫 채권 발행 연기와 관련해 "HUG가 재무 건전성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자 했는데, (이는) 공모 방식으로 발행이 된다. 그러면 유가증권 신고서를 내야 되고, 그에 따라 일반 투자자를 모집해야 된다"며 "그러려면 유가증권 신고서에 신고를 할 때 일반 투자자들에 대해 왜 하는지 등의 부분들이 충실히 공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그것을 HUG와 금융당국 간 협의하는 과정에 있었는데 그게 알려진 것이다. 이건 당연히 협의해야 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일부 '금융위가 국토부 정책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견제한다거나 이런 차원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는데, 이 건은 말씀드린 대로 그 이슈하고는 무관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 정책대출이 나가는 것들은 HUG의 본채가 있고 기금이 있다"며 "대부분 나가는 디딤돌대출 등은 기금에서 나간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이 기금하고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HUG가 기금이 아니고 본채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야 되는 이유는 본채에서 보증을 하기 때문이다. 보증을 하려니 보증배수가 있어서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확충을, 건전성을 제고하는 그런 취지"이라며 "간접적으로는 보증의 규모에 영향을 줘서 일부 전세 대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말씀드린 정책대출의 대부분은 기금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제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증권신고서를 내는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서로 협의가 돼서 안이 만들어지면 HUG의 자본확충, 건전성 제고에는 차질이 없도록 그렇게 일정과 내용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국토부와의 협의 관계와 관련,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정책대출은 정책대출로서의 이유와 목적이 있고 신생아특례 부분을 조금 더 늘린다든지 국민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키는 게 맞지만, 정책대출이 늘어나는 속도 부분은 가계부채 전반의 상황과 연계해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해 국토부와 저희는 같은 인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토부가 디딤돌 대출과 관련해 최우선변제 보증금 공제(방공제) 적용·후취담보 대출금지 등의 규제 적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됐던 데 대해 "조금 혼선이 있었는데, (국토부와) 합의된 원칙으로 이해해 보면 국토부도 속도 제어에 대해 같은 인식하에 조치를 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협의해 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다만 그 케이스의 경우 충분히 국민들한테 공지가 알려지지 못했던 부분들, 조금 섬세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다"면서 "그런 것을 계기로 저부터도 조금 더 세밀하게 협의하고 관리해 나가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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