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방문한 김병환 "사정 어렵다니 마음이 무겁다"

"손님들 지갑 안 연다" 하소연에 "제가 지갑 좀 열겠다"
상인들 만나 '새출발기금' 홍보…"잘 모른다" 반응도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경기도 안양중앙시장을 방문, 관계기관 임직원과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4.10.22/뉴스1

"다들 장사가 안된다고 하시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안양=뉴스1) 박동해 기자 = 새출발기금 홍보를 위해 전통시장을 방문했다가 상인들의 고충을 직접 들은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마음이 무겁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22일 오전 새출발기금 사업 홍보와 관련 간담회 참여를 위해 경 안양중앙시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새출발기금'이 적힌 어깨띠를 메고 상인들과 만났다.

"누구야? 뭐 높으신 분이 오셨나 보네" 시장을 지나던 손님들과 상인들은 평소와 다르게 어깨띠를 매고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을 보고 낯설어했다.

그러다 "장관님이 오셨습니다"라고 높으신 분의 정체가 드러나자 상인들은 평소 겪고 있는 고충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만난 상인들은 하나같이 장사가 잘되지 않아 어렵다며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한 건어물 가게 상인은 "물가는 오르고 손님들은 지갑을 안 열고 너무 어렵습니다"고 털어놨다. 손님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말에 김 위원장은 물건을 좀 사겠다며 본인 지갑을 열었다.

상인이 1만원어치 김을 포장하려 하자 "지갑을 좀 열어야 하는데"라며 5만원어치 김을 담아 구매하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김과 견과류, 김밥 등을 사서 현장에 홍보활동을 나온 관계자들과 나눴다.

시장에서 김밥장사를 하는 김순식 씨(69·여)도 "2000원 하던 김밥을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가격이 오르니 장사가 잘되시냐?"고 묻자 김 씨는 "사람들이 5개 살걸 4개만 사 간다"라며 매출은 그대로라고 답했다.

김기성 안양중앙시장 상인회장도 "요즘에 코로나 때보다 더 장사가 안된다"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원인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내년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 것"이라며 "금리인하도 시작이 됐고 장사하는 분들 도와드리려고 정부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상인들을 달래기도 했다.

시장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다들 어렵다고 그러시니 마음이 무겁다"라며 "소상공분들을 어떻게 도와드릴까 고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상인들에게 새출발기금 홍보를 위해 사업 안내가 담긴 팸플릿과 휴대용 휴지를 직접 건넸다. 새출발기금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전용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새출발기금을 아시냐?"는 김 위원장의 질문에 상인들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장사가 잘되면 도움이 안 되겠지만 어려울 때 이용해 보시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새출발기금 사업을 알리기 위해 연내에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