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 IPO 시동…코스피 '대어 잔혹사' 끝낼까

중소형 공모주 열기, '대어'로 옮겨붙을지 관심
두산로보틱스·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출격 대기'

SGI서울보증보험 본사 전경(SGI서울보증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서울보증보험(031210)(이하 SGI서울보증)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한다. 코스피 시장의 'IPO(기업공개) 빙하기'가 끝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경색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등 시장이 얼어붙었는데, SGI서울보증이 꺼진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SGI서울보증, 추석 전후 공모절차 개시할듯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은 이르면 추석 전후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개시할 전망이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현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증권신고서를 준비하는 중이다.

통상 거래소의 상장예심을 통과하면 2주~1개월 사이에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금감원이 정정요구나 별다른 이견 없이 신고서를 접수하면 이후엔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청약으로 이어진다. 이런 스케줄이라면 SGI서울보증은 연내엔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GI서울보증의 경우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공적자금위원회'(공자위)의 의사결정이 선행해야 한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이다.

SGI서울보증의 기업가치는 최대 3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GI서울보증의 자기자본은 5조272억원이다. 금투업계는 SGI서울보증의 자기자본 규모에 손해보험사 주가순자산비율 평균(약 0.5배)을 적용해 약 2조~3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GI서울보증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IPO에서 지분 10%를 '구주매출'로 잡는다. 통상 대주주 및 주요주주가 IPO과정에서 구주매출 비중을 높게 설정하면 상장 후 주가 흐름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대 60%의 구주매출을 잡았던 A기업은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기도 했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의 구주매출은 10%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상장시 구주매출보다 현저히 낮은 편"이라면서 "상장 이후엔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시장가격에 맞춰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는 SGI서울보증의 지분을 93.85% 보유하고 있다.

◇중소형 공모주 열기, '대어'로 옮겨붙을지 관심

SGI서울보증의 상장이 추진되면서 코스피 시장의 '대어 잔혹사'도 끝을 맺을지 관심이다. 지난해엔 시장 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SK쉴더스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컬리, 케이뱅크, 현대오일뱅크,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취소하거나 연기했었다.

그나마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선 마녀공장(439090), 시큐센(232830), 필에너지(378340) 등 중소형 종목이 공모 과정에서 조단위 증거금을 모집하는 등 크게 흥행하며 공모주 투자열기를 부활시켰다.

이들이 중점 상장한 7월의 경우 IPO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1582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1676대 1로, 과거 6년간 동월 평균 경쟁률 776대 1, 1073대 1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같은 열기는 중소형주에 국한되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조단위 대어' 파두는 공모 경쟁률도 높지 않았고 상장후 주가 흐름도 기대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코스피 상장은 더욱 초라하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인 넥스틸(092790)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23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1500~1만2500원) 하단으로 확정했으며 이어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도 4.13대 1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상장날인 지난 21일엔 공모가를 6.61% 하회한 1만740원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은 SGI서울보증을 시작으로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등의 대어가 줄줄이 상장 대열에 합류하면서 대형 공모주 투자 열기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은 기관수요예측 경쟁률 및 일반청약경쟁률 모두 높게 나타나면서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