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참패 쏘카, 오늘 코스피 상장…'수요예측·우리사주·일반청약' 모두 부진

"상장날 공모가 밑돌 수도 vs 가격 메리트 생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쏘카가 2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올 들어 LG에너지솔루션과 수산인더스트리에 이어 3번째 상장이자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특례상장' 1호다. 하지만 쏘카의 기관 수요예측과 우리사주 청약, 일반청약까지 모두 부진하면서 주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간의 사례로 봤을때 공모과정에서 이토록 부진한 종목이라면 상장 당일 '상승흐름'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기관 물량 95%,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9시 개장과 동시에 시초가가 결정되며 이후 주가는 시초가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상장 첫날 출발 가격인 시초가는 장 개장 전인 오전8시30분~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매수 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그간 IPO(기업공개) 대어는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2배 높은 '따'를 달성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에 더해 청약 흥행이 부진했던 쏘카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 2만8000원보다 높은 가격에 형성될 지조차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쏘카의 기관 수요예측은 신청건수가 384건, 56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경쟁률만 낮은 것이 아니라 참여한 기관들이 써낸 가격도 희망공모가 범위(밴드) 하단(3만4000원) 미만이 290건, 83.3%에 달했다. 밴드 상단(4만5000원) 이상을 써낸 기관은 10건(2.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쏘카의 공모가는 종전 밴드 하단보다 17% 이상 낮은 가격이다.

여기에 1개월 이상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을 내건 기관은 국내외를 통틀어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15일 단기 보호예수를 건 국내 기관이 19곳 있을 뿐이다. 나머지 329개 기관은 모두 보호예수를 걸지 않았다.

즉 쏘카 기관 확보 물량 중 95%가량은 상장 당일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유통가능물량'이다. 유통가능물량이 많을수록 시장은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한다.

이재웅 쏘카(왼쪽) 창업자와 박재욱 대표. [뉴스1 DB] 2020.2.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우리사주 청약률 39% 그쳐…"직원도 좋아하지 않는 공모주?"

쏘카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우리사주 청약'도 다소 부진했다.

쏘카가 제출한 증권발행확정 신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진행한 우리사주 청약에서 40%가량의 물량인 28만6300주만 소진되고 나머지 물량은 실권주로 처리됐다.

이로인해 상장 물량의 20%가 배정됐던 우리사주 물량은 7.9%만 소진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물량은 기관에 배장됐다.

우리사주 청약률은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의 바로미터로도 읽힌다. 회사 '내부자'인 임직원이 회사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즉 우리사주 청약이 부진하다면 '회사 임직원조차 외면하는 공모주'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반대로 우리사주가 '완판'될 경우 '회사 직원들도 빚내서라도 사는 주식'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유입된다.

실제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를 치는 것)을 기록했던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등은 우리사주 청약률이 100%에 가까웠다. 또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는 따상은 못했지만 상장 후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반면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 우리사주 물량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던 곳은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

◇'추가 납입 안해서' 균등배정 물량 50% 밑돌기도

쏘카의 일반청약도 총 1834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집하며 14.4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직전 코스피 상장사 수산인더스트리의 3.4대 1보다는 높은 경쟁률이지만 쏘카와 동시에 진행된 코스닥 IPO 대성하이텍이 1136대 1의 경쟁률에 청약증거금을 무려 4조원이나 모집한 것과 비교하면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일반 청약자 중 '균등배정'에 참여한 일부 청약자들이 청약증거금을 추가 납입하지 않아 균등배정 비율이 50%를 밑도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만 업계는 쏘카의 시장 입지를 고려할 때 흥행 부진에 따른 낮은 공모가는 오히려 상장 이후 추가 상승 여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시각을 내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쏘카는 유니콘 1호 상장으로 일반 청약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주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회사의 희망공모가보다 더 낮춘 가격으로 공모가가 형성된 상황에서 만약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한다면 가격 메리트로 인해 투자자들이 더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에 차량공유 부문 탑라인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개선이 확인될 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