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건 못참지" 펭수부터 최고심까지…캐릭터에 빠진 카드사

미래 고객 MZ 공략에 적극…빅테크로 이탈 방지
"체크카드에서 신용카드로 넘어가는 선순환 기대"

신한카드 핏(Fit) 최고심 에디션 카드'(왼쪽)와 KB국민카드 펭수 노리 체크카드(오른쪽).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카드업계가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체크카드를 속속 내놓으며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체크카드는 당장의 수익성은 낮지만 젊은 고객층이 신용카드로 넘어가는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또 빅테크에 익숙한 MZ세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신한카드는 일러스트레이터 '최고심'과 협업해 '신한카드 핏(Fit) 최고심 에디션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 플레이트에는 '짱이 쓰는 카드', '이 세상 행운 다 내꼬' 등 재기발랄한 문구가 담겼다. 최고심은 SNS를 중심으로 젊은 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고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28만명을 훌쩍 넘는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엔 '잔망루피'를 모델로 한 '신한카드 온(On) 체크 잔망루피 에디션'을 선보이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전날 기준 이 카드는 14만좌가 판매됐다.

KB국민카드가 지난 2020년 선보인 '펭수 노리 체크카드'는 1년 만에 40만좌 이상 발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약 60만좌를 돌파했다. 이 카드는 당초 올해 2월 발급 종료 예정이었는데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까지 발급 기한이 연장됐다.

우리카드는 지난 9월 '다이노탱' 캐릭터와 협업해 'NU오하쳌(오늘하루체크) 카드'를 출시했다. NU오하쳌은 지난달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집계한 체크카드 인기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NH농협카드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협업해 지난 2019년 11월 출시한 '라이언치즈'와 어피치스윗' 체크카드는 3년 만에 200만좌를 넘어섰다.

카드사들이 꾸준히 캐릭터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이유는 신규 회원 창출은 물론, 이들의 미래고객인 MZ세대 회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당장은 큰 이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체크카드 고객이 향후 자사의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체크카드는 단순히 결제수수료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현금 서비스나 카드론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또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주목도를 높여 토스·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을 붙잡으려는 목적도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업계가 MZ 세대 특화 마케팅이라든가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향후 체크카드 고객이 신용카드로 넘어오는 일종의 선순환을 기대하고 MZ세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일상 회복에 따른 보복소비 심리와 맞물려 체크카드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체크카드 발급수는 1억1718만매로, 지난 1분기 대비 1185만매 가량이 늘었다. 이용 금액도 같은 기간 7조1507억원 증가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