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투심 잡아라"…가상자산 거래소 앞다퉈 '신규 상장'
지난달 5대 거래소 신규 상장 27건…두 달 전보다 80% 늘어
토큰 출시일 맞춰 동시 상장…투자자 급증에 점유율 확보 목적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지난해 11월과 12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규 상장 건수가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가상자산 투자가 늘면서 연말과 연초에 투심이 개선되는 '산타 랠리'를 노린 신규 상장이 줄을 잇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신규 상장 건수는 총 27건으로 전월(11월·25건) 대비 늘었다. 지난 10월(15건)과 비교하면 80% 늘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무브먼트(MOVE), 매직에덴(ME) 등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은 가상자산이 업비트·빗썸·코인원에 동시 상장됐다. 이미 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을 상장하던 기존과 달리 토큰 출시일에 맞춰 상장을 단행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10일 상장된 매직에덴의 경우 상장 직후 매수세가 몰려 빗썸에서 출금이 지연되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코인원에서 거래를 가장 먼저 개시한 무브먼트는 상장 직후 가격이 215원에서 99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애니모카브랜즈의 대체불가능토큰(NFT) 모카버스(MOCA)는 지난달 16일 업비트와 빗썸에 동시 상장했으나 앞서 모카버스 거래를 지원하던 코인원에서 가격이 한때 600%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거래소들이 인기 가상자산 상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거래소 수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법인 투자와 파생상품 거래가 불가능한 국내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다. 이용자를 확보해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선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세장을 뜻하는 '불장'을 맞아 거래소 점유율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에 승리한 뒤로 가상자산 가격이 치솟자 투자자도 증가했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가상자산 투자자는 전월(1498명) 대비 61만명 늘어 지난해 하반기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가상자산 신규 상장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이다.
여기에 연말과 연초에 가상자산 투심이 높아지는 '산타 랠리'를 공략하려는 전략도 작용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의 거래량은 지난달 초 연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일 오후 12시 30분 코인게코 기준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점유율 순위는 △업비트(76.3%) △빗썸(21.1%) △코인원(1.5%) △코빗(0.4%) △고팍스(0.4%) 순이다.
chsn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