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프리미엄' 이제 옛말…코인도 해외거래소가 '몸값' 더 높아졌다
해외 거래소 가격이 국내보다 높은 '역프리미엄' 지속…2%대 기록
해외 기관투자자가 상승 견인…법인 투자 막힌 국내는 못 따라가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비트코인(BTC)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8만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해외 거래소 내 가상자산 가격이 국내보다 높은 '역프리미엄'이 2%까지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현재는 국내 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 역프리미엄 폭이 축소됐지만, 지난 2018년 초와 2021년 두 차례 있었던 '불장(상승장)' 때와는 크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 당시엔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김치프리미엄'이 20%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오후 2시 4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간 비트코인 가격 차는 0.4% 수준으로, 해외 가격이 소폭 더 높다.
전날은 역프리미엄이 2%까지 오르기도 헀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비트코인이 2% 더 비싸게 거래됐다는 의미다.
본래 상승장이 올 때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골칫거리는 김치프리미엄이었다. 개인의 미신고 해외 송금을 10만달러로 제한하는 외국환거래법과,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 열기로 인해 늘 국내 거래소 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았다.
하지만 현재는 상승장을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어 오히려 해외 거래소 내 가격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기 시작한 이후 기관투자자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최근에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까지 승인하면서 기관투자자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비트코인 ETF 옵션은 현물 ETF를 특정 가격에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상품이다. 위험 관리(헤징)와 수익 극대화(레버리지)가 가능해 기관투자자를 더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는 여전히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막혀 있어 해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 가격이 국내보다 높아진 배경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한 것은 미국 비트코인 ETF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기관 및 법인의 투자 수요"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상승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법인과 기관의 수요인데 국내에선 이들이 차단되어 있어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는 지난 6일 첫 회의를 열고 법인 투자 허용 문제를 논의했다. 당국은 법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실명계좌를 발급받고, 거래에 참여하게끔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자금세탁 문제 등 가상자산위에서 제기된 위험 요인들을 검토해 다음달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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