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결제 사업, 규제 특례 도입해야…부산 기업부터 인가 필요"

(부산=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결제 사업에 대해 포괄적인 규제 특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인 만큼 특구의 강점을 살려 부산 지역 금융기관이 결제 사업에 대한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4' 행사에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구태언 법무법인 린 TMT 정보보호그룹 대표 변호사는 금융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특례를 제안했다.

구 변호사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가상자산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가상자산 법 미카(MICA)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를 허용, 가상자산 결제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홍콩에선 HSBC 등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자산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싱가포르에도 결제형 디지털자산에 대한 별도 규제 체계가 마련돼 있다.

구 변호사는 지난 5월 발의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특별법에 근거해 부산 기업에 규제 특례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고, 하루 100만원 이하 소액 결제를 중심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는 방안 등도 함께 소개했다.

최근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와의 연계 가능성도 언급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서는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실물연계자산(RWA) 상품이 거래될 예정인데, 이 같은 RWA 토큰으로 결제하는 사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코인 광풍' 이슈로 지난 8년 간 (선점 기회를) 놓쳤다"면서 "특별법을 통해 부산이 글로벌 허브로 성장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금융위의 검토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구 변호사분 아니라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장, 채상미 한국경영정보학회 디지털자산연구회 위원장도 참여했다. 토론 진행은 황석진 동국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서병윤 소장은 금융위원회에서 핀테크 담당 사무관으로 재직했을 당시의 경험을 공유하며, 핀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던 지원책을 블록체인 기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를 만날 수 있게 데모데이를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했다. 또 은행 안에 '핀테크 랩'을 만들어서 입주한 스타트업들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지원센터를 만들어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규제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때 풀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특별법을 토대로 이 같은 방식을 블록체인 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서 소장은 밝혔다. 그는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임에도 한정된 실증사업으로 짧은 시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특별법이 통과되고 나면 특구에 대한 규제, 네트워킹, 자금 지원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근주 회장과 채상미 위원장도 부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근주 회장은 "서울 기업들이 부산으로 많이 들어오려면 규제 면에서 강점이 있어야 한다. 부산이 규제를 선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채상미 위원장은 "네거티브 규제를 활성화해 규제 특구를 글로벌 혁신 특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전 세계 어떤 기업이라도 부산에 와서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채 위원장은 "부산은 지리적 이점도 있다"면서 "해양 물류의 리더라는 오랜 전통에 기반해 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