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0억 코인 논란' 발단 된 김남국 지갑, 1년반 만에 다시 열렸다
클립 지갑에서 빗썸으로 클레이 이체…거래소로의 자금 이체는 1년 반 만
금액은 고작 15만원…"현금화 전 시험용 이체" 추측도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해 이른바 '60억 가상자산 보유 논란'의 결정적 발단이 된 김남국 더불어민주연합 의원의 개인용 가상자산 지갑에서 약 1년 반 만에 '첫 송금'이 포착됐다. 코인 보유 논란이 불거진 지는 약 1년 만이다.
23일 김남국 의원의 '클립' 지갑 거래 내역을 조회한 결과, 그는 지난 21일 오후 10시 40분쯤 클립에서 거래소 빗썸으로 '카카오 코인' 클레이(KLAY) 500개를 보냈다. 당시 이체 시간 기준 클레이는 개당 294원에 거래돼 김 의원이 송금한 금액은 15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특이하다.
논란 이후 김 의원은 가상자산 약 1억 6000만 원어치가 들어있는 '클립' 지갑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서비스 '클레이스왑'에서 토큰 보상을 받는 용도로만 간간이 이용해 왔다. 하지만 논란이 수그러들면서 1년 반 만에 거래소로의 자금 이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개인용 지갑에서 거래소로 자금을 보내는 것은 현금화를 위한 것으로 간주된다.
클립은 카카오톡에 탑재된 가상자산 지갑이다.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사실이 밝혀진 '이상 거래'도 이 클립을 통해 발생했다.
지난 2022년 1월 31일 김 의원은 단 12시간만에 빗썸에서 업비트로 위믹스(WEMIX) 62만 개(약 47억 원)를 보내고, 그중 57만 7000여 개(약 44억 원)를 클립으로 보냈다. 업비트를 단순 우회 채널로 사용한 탓에 업비트에서 이 거래를 '이상 거래'로 탐지했고, 금융당국에 보고하면서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그의 클립 지갑 주소까지 알려지면서 김 의원은 지갑 이용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가상자산 지갑의 거래 내역은 지갑 주소만 알면 블록체인 탐색기를 통해 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코인 보유 논란이 터진 이후 그가 클립 지갑을 다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0월 말이다. 단, 이때는 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에서 토큰 보상을 받는 용도로만 이용했다. 클레이스왑에는 특정 토큰을 예치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예치 '풀'이 있다. 김 의원은 컴파운드토큰(COMP) 보상을 받을 때만 클립 지갑을 이용했다.
디파이 보상을 받으려는 용도가 아닌,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금을 이체한 것은 이른바 '김남국 사태' 이후 처음이다. 15만 원이라는 소액만 굳이 송금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를 두고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클립 지갑에 2억 원 가까이 있다면 언젠가 현금화를 해야 할 것"이라며 "현금화를 하려면 거래소로 코인을 보내야 할텐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일단 소액만 보내본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상승장을 거치며 보유한 가상자산의 가치가 7억 원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국회의원 291명의 재산 신고 내역(지난해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김 의원은 15억 4643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 78종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실시한 국민권익의원회의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 조사에서는 8억 4000만 원어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장에서 가상자산 보유 가치가 7억원 가량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꼼수 복당' 논란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합당 절차를 착수하면서 김 의원은 민주당 복당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를 두고 '꼼수 복당'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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