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블록체인' 사실상 확정…핀시아 재단 '7시간 마라톤 설득' 통했다

핀시아 투자자 여론, 찬성→반대로…통합안 개정·재단 측 설득 주효
김우석 핀시아 이사, 7시간 40분 간 'AMA' 진행…투자자 설득에 총력

출처=클레이튼 블로그.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카카오 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네이버' 계열사 라인의 블록체인 플랫폼 핀시아의 통합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초 핀시아 투자자(홀더)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지만, 재단 측의 설득과 밸리데이터(블록체인 네트워크 검증인)들의 보상 정책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오는 15일까지 통합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투표 기간이 남았지만, 기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핀시아 측 밸리데이터 '버그홀'까지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통합이 정해졌다. 버그홀은 핀시아 노드들 중 가장 많은 보팅파워(투표권)를 가진 밸리데이터 중 하나다. 클레이튼 측은 통합안이 처음 나왔던 지난달에도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투표권 톱2' 버그홀·굿갱랩스 '찬성'…통합 사실상 확정

통상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생태계 참여자들의 투표로 프로젝트의 크고 작은 의사결정을 내린다. 클레이튼과 핀시아 역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밸리데이터'들의 투표로 통합 여부를 결정한다.

홀더들은 밸리데이터에 토큰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투표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토큰을 많이 위임받을수록 보팅파워를 많이 갖게 된다.

핀시아 밸리데이터인 버그홀의 보팅파워는 13일 기준 30.05%에 달한다. 버그홀은 그간 버그홀에 토큰을 위임해준 홀더들의 의견을 반영해 찬성 또는 반대 의사를 정했다. 통합안 공개 직후인 지난달 말에는 버그홀에 토큰을 위임한 홀더 중 통합에 반대하는 비율이 97.31%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기준으로는 찬성 비율이 75.08%에 달한다. 열흘만에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홀더들의 의사가 바뀌면서 반대를 표명했던 버그홀도 찬성에 투표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30.63%의 보팅파워를 지닌 굿갱랩스도 찬성에 투표하면서 통합이 사실상 확정됐다. 또 '캐스팅 보트'였던 A41이 '강력 반대(No with veto)'가 아닌 '반대'에 투표한 것도 통합이 확정되는 데 영향을 줬다.

◇밸리데이터 보상 약속·'7시간 40분' AMA…'찬성'으로 돌아선 홀더

홀더들의 의사가 '찬성'으로 돌아선 데는 클레이튼 및 핀시아의 통합안 개정과 여러 차례의 소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은 논란의 '토큰 교환비'는 기존과 같은 1:148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홀더들을 위한 다양한 보상 정책을 개정안에 포함했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통합 후 '드래곤토큰(PDT)'이라는 새로운 토큰을 발행한다. 기존 클레이튼 및 핀시아는 PDT로 교환되는데, 이 비율이 현재 가치에 따라 환산한 1:148이다. 처음에는 교환 비율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으나, 재단 측은 교환비를 유지하는 대신 여러 보상책을 제시했다.

해당 보상책은 온체인(블록체인 상) 기여자에 대한 보상, 거버넌스 정책 개선 등이다. 특히 핀시아는 밸리데이터들의 투표권에서 유저(홀더)로부터 토큰을 위임받아 얻은 투표권에는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즉 홀더들에게 토큰을 많이 위임받는 밸리데이터가 이득을 얻는 구조다.

이 때문에 밸리데이터들은 통합안 가결 시 토큰을 위임해준 홀더들에게 각종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통합 가결 시 자동으로 교환되는 드래곤토큰(PDT) 이외에도 밸리데이터들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홀더들은 점차 찬성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또 핀시아 측이 'AMA(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 오프라인 밋업 등을 열며 홀더들과의 소통을 지속한 점도 분위기 반전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우석 핀시아 재단 이사는 직접 온라인 AMA를 세 차례 진행했으며, 설 연휴였던 지난 11일에는 7시간 40분 동안 AMA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AMA는 홀더들의 질문에 재단 리더가 직접 답변하는 시간으로, 세 차례의 진행 시간을 모두 합하면 10시간이 넘는다. 핀시아는 2시간 30분 간 오프라인 밋업도 진행했다.

김우석 이사는 지난달 2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도 "통합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이밍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변곡점에 있을 때 큰 결정을 하는 게 중요한데 지금이 그 변곡점"이라며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