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美 시장에 등장한지 2주…어떤 변화 있었나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개시 이후 2주간 하락세…1000만원 넘게 떨어져
현물 ETF 시장의 매수는 블랙록, 매도는 그레이스케일이 주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한국 시간 기준, 2024년 1월11일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스닥(NASDAQ),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 미국 주요 제도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지 2주가 지났다.

25일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개시 이후 2주 간의 시장 변화를 비트코인의 가격과 ETF의 가격 변화, 거래량 등을 통해 짚어봤다.

◇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개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

우선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은 현물 ETF 거래 개시 이후 하락세를 탔다.

지난 11일 오전 6시경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등 11곳의 자산 운용사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는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3% 이상 급등하면서 업비트 기준 6400만원선까지 돌파했다.

이후 이날 오후 11시30분, 비트코인 ETF는 나스닥을 비롯해 뉴욕증권거래소,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거래가 되기 시작했는데 이전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거래가 시작된 이후 급락세로 전환했다. 당시 668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시간 만에 3%이상 하락하며 6400만원선을 반납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그 다음날인 12일 오후 3시간 만에 4%가량의 급락세를 보이며 추가적인 하락을 이어갔고 결국 13일에는 6000만원선도 반납했다.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소폭의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하면서 '급락 이후 소폭 반등' 패턴을 반복하면서 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일 오후 5시 기준 55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 현물 ETF 거래 시작 이후 비트코인이 급락한 배경은…'그레이스케일 차익 실현'

비트코인의 이 같은 하락세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인 GBTC로부터 발생하는 매도세가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다른 자산운용사와 달리 기존 신탁상품이 현물 ETF의 형태로 전환한 것인데 기존 그레이스케일의 신탁상품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현물 ETF 효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신탁상품의 차익을 거두기 위해 우선적으로 매도를 결정하는 모습이다.

다만 그레이스케일 외 다른 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의 매수세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해당 운용사들의 매수세가 GBTC 상품으로부터 발생하는 매도세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책임자들이 2024년 1월11일 뉴욕시 나스닥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자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비트코인 현물 ETF 가격은?…비트코인 가격 따라 하락세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가격 추이도 비트코인과 같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기초자산을 비트코인으로 하고 있는데다,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적으로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블랙록의 IBIT를 비롯해 그레이스케일의 GBTC, 피델리티의 FBTC, 아크인베스트먼트의 ARKB, 발키리의 BRRR, 비트와이즈의 BITB, 인베스코와 갤럭시디지털의 BTCO, 프랭클린 템플턴의 EZBC, 반에크의 HODL, 위즈덤트리의 BTCW 등 비트코인 현물 ETF 모두 11일 거래 개시 이후 급락세를 형성하고 있다.

블랙록의 IBIT 기준, 12일 6%가량의 급락세를 보인 뒤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와 비슷하게 '급락 후 소폭 반등'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의 IBIT는 한 주당 최대 30달러까지 거래됐으나 24일 기준 22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 2주간의 현물 ETF 시장 모습은?…매도는 그레이스케일, 매수는 블랙록이 주도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가 제공한 '비트코인 현물 ETF 종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가장 많은 거래량이 발생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은 그레이스케일의 GBTC다. GTBC는 이날 약 3000만주의 거래량을 보였다.

2위는 블랙록의 IBIT로 이날 약 1700만주가 거래됐으며, 3위는 1160만주의 거래량을 보인 피델리티의 FBTC가 기록했다. 이어 아크인베스트먼트의 ARKB가 약 320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고, 5위는 약 230주의 거래량을 보인 비트와이즈의 BITB가 차지했다. 이어 발키리, 인베스코, 프랭클린 템플턴, 반에크, 위즈덤트리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거래량으로부터 매도세는 그레이스케일의 GBTC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는 12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시장이 열린 6일간 매수세보단 매도세가 압도적으로 컸다.

크립토퀀트 내 비트코인 ETF의 순유입과 순유출량을 비교한 NETFLOW 지표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GBTC만이 순유입보다 순유출량이 6일 내내 컸다.

반면 순유입량면에서는 블랙록의 IBIT와 피델리티의 FBTC가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두 운용사들의 현물 ETF 상품은 6일간 약 14억달러(1조8600억원)가량의 순유입량을 기록했다.

선두를 차지한 횟수를 따지면 블랙록이 4회, 피델리티가 2회이지만 피델리티의 FBTC가 지난 17일과 19일 이틀 간 11억달러(1조4600억원)가 넘는 순유입량을 기록하며 블랙록과 함께 현물 ETF 시장을 이끌고 있다.

◇ 그레이스케일, 현물 ETF 운영 위한 비트코인 가장 많이 가져…전체 중 85%

비트코인 현물 ETF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던 여러 배경 중 하나로는 현물 ETF가 선물 ETF와 달리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ETF 상품 운영을 위해서는 직접 운용사가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이 있다.

이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준비하던 자산운용사들은 실제 비트코인을 매집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24일 기준, 현물 ETF의 운영을 위해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확보한 운용사는 GBTC를 운영하는 그레이스케일이다. 그레이스케일은 현물 ETF를 운영하는 운용사 10곳을 합친 전체 물량 중 85.33%에 해당하는 55만2000여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5일 기준 30조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두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블랙록이다. 블랙록은 이날 기준 4만여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자산운용사 10곳의 전체 물량 중 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3위는 피델리티로 이들은 3만여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

◇ 매수 심리가 가장 강한 ETF는 반에크, 매도 심리 강한 ETF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품 중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가장 강한 ETF는 반에크로 분석된다. 반면 매도 심리가 강한 ETF는 그레이스케일로 해석된다.

이는 실제 비트코인과 현물 ETF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프리미엄' 지수와 거래량을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22일 기준 그레이스케일의 프리미엄 지수만이 -0.12로 음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해당 프리미엄 지수가 양수이면 거래되는 현물 ETF 가격이 실제 비트코인보다 높은 것이고, 낮으면 음수로 표기된다.

이에 그레이스케일의 GBTC의 경우, 실제 비트코인의 가격보다 낮게 거래가 되는 것이라 다른 현물 ETF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적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거래량면에서 1위를 기록한 GBTC 상품만이 프리미엄 지수가 음수로 기록된 것으로부터 GBTC의 거래량 중 상당량이 매도세로부터 발생했다는 점도 이로부터 파악할 수 있다.

반면 블랙록의 IBIT는 거래량 2위를 기록했지만, 프리미엄 지수가 0.41로 기록됐다. 이는 전체 운용사들 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가장 강한 현물 ETF는 반에크의 HODL이다. HODL 상품의 프리미엄 지수는 0.62다.

다만 반에크의 거래량이 13만2000주인 것에 반해 블랙록의 거래량은 1700만주를 넘어섰기 때문에 거래량 대비 매수세 비율면에서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의 매수세를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