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SP 재신고 기한 'D-1' 페이코인, 국내 시장 재진출 물거품 되나

지난해 11월1일 VASP 신청 위한 ISMS 예비 인증 받아
3개월의 유효일 하루 앞둬…페이코인 가격은 11월 이후 6배 뛰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달콤 교대역점에서 관계자들이 암호화폐인 '페이코인(PCI)'을 이용한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암호화폐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종합결제서비스사 다날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편의점, 카페, 서점 등 다양한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2021.4.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이 요구한 실명계좌 획득에 실패하면서 국내 원화마켓 시장에서 물러난 페이코인이 새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예비 인증 유효일을 하루 앞두고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를 진행할 지 주목된다.

앞서 페이코인은 국내 시장 재진출을 위해 지난해 11월1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명목으로 새 정보보호 관리체(ISMS) 예비인증을 받은 바 있다. ISMS 예비 인증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위한 필수 단계로, 사업자는 예비 인증을 받은 뒤 3개월 안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VASP 신고를 진행해야 한다.

아직 당국에 VASP 신고를 진행하지 않은 페이프로토콜이 오는 2월1일까지도 VASP 신고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ISMS 예비 인증 획득 단계를 다시 거쳐야 한다. 이는 페이코인이 여전히 국내 시장 재진출을 위한 명확한 공략법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ISMS 예비인증 유효 기간 하루 남긴 페이코인, 돌파구 못 찾았나

31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페이코인의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은 30일 기준, 아직 FIU에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한 VASP 신고를 진행하지 않았다.

앞서 페이코인은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명목으로 ISMS 예비 인증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 재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21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받은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와는 다른 명목이기 때문이다.

앞서 당국은 페이코인이 이용자들에게 코인을 받아 환전한 뒤 가맹점에 원화를 지급하는 과정이 사실상 '매매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같은 구조의 결제 서비스를 계속해서 진행하려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가 아닌 가상자산 매매업자로서 은행 실명계좌를 획득한 뒤 VASP 변경신고를 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페이프로토콜이 끝내 실명계좌 획득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2월5일 국내에서의 결제 서비스가 정지됐다.

이후 국내 시장에 재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페이프로토콜인데, 이들이 약 3개월 여 전에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명목으로 ISMS 예비 인증을 받으면서 당국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킬 준비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왔다.

◇ ISMS 예비인증 획득으로 기대감 불러일으킨 페이코인 "당국과 소통은 지속"

실제 페이프로토콜이 발행하는 페이코인(PCI)의 가격도 페이프로토콜이 ISMS 예비인증을 받은 11월 이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3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페이코인 가격은 지난해 4월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서 거래 지원 종료가 되면서 1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9월에는 20원대에 거래됐다.

그러나 11월부터 점차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12월8일, 1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12월25일에는 193원선에서 거래되며 200원대 돌파까지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격 조정을 받으면서 13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20원대에 비해 6배 이상 뛴 가격이다.

◇ VASP 신고 계획에 말 아낀 페이코인…"답변할 수 있는 부분 없어"

다만 최근 업계 분위기로는 페이프로토콜이 빠른 시일 내 VASP 변경 신고를 진행하며 국내 재진출에 박차를 가할 여건이 조성되긴 힘들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페이코인 측은 <뉴스1>에 "국내 시장에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 국내 금융당국과는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이전과 크게 변경된 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VASP 재신고 계획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가상자산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에 대한 사업 의지는 밝혔다. 페이코인 측은 "글로벌 해외 결제 시장 공략과 함께 국내 시장 전략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페이프로토콜은 지난해 4월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닥사·DAXA)의 결정에 따라 거래 지원 중이던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서 상장폐지되면서 국내와 국외 전략을 이원화하고 글로벌 결제 시장 공략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한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하며 동시에 국내 시장 재진출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 위믹스처럼 페이코인도 부활할까…"이전과 같은 사업 구조라면 결국 실명계좌 획득해야"

이 같은 페이코인의 사업 진행을 바탕으로 업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페이코인의 부활을 기대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나 최근 4개의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재상장 혹은 상장되며 부활을 알린 위메이드(112040)의 위믹스 사례를 들며 페이코인도 다시 국내 원화마켓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이전보다 많이 좋아지면서 국내 시장을 대표했던 서비스들의 부활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전체적인 투심도 점차 올라가면서 위믹스처럼 페이코인도 다시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이 페이코인의 국내 시장 재진출을 위한 움직임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지만, 페이프로토콜의 VASP 재신고 수리 가능성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 업체 관계자는 "당국이 지적한 부분을 이전과 다르게 확연히 고친 것이 아니라면 당장의 재진출은 힘들 수 있다"며 "지금의 국내 규제 환경이 이전보다 느슨해졌다고 볼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프로토콜이 지난해 11월 KISA로부터 가상자산 지갑 결제 서비스 제공자로서 ISMS 예비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들며 "이후 신고 내용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당국으로부터 매매업자로서의 등록을 권고받은 만큼 이전과 같은 플랫폼 운영 구조를 원한다면 실명계좌 획득은 여전히 그들에게 남은 숙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