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CET1 비율'에 쏠린 눈…환율 급등에 얼마나 방어했나

'고공비행' 이어가는 환율…주주환원에도 '경고등'
주주환원 전제 조건인 '13%' 비율 유지가 관건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금융지주가 연간 경영실적에서 발표할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ET1 비율은 주주환원과 직접 연결되는 지표로, 쉽게 말해 CET1 비율이 늘어야 주주환원 여력도 확대된다.

금융권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이 0.01~0.03%포인트(p) 하락한다고 추산한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가 앞서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 달러·원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66.6~1468.4원을 기록했으며, 전날(6일)도 1469.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1470원 근처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눈은 금융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CET1 비율에 쏠려 있다. 통상 환율 급등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져 CET1 비율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짚어야 할 점은 금융지주들이 내놓은 주주환원 정책이 CET1 비율 유지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KB금융은 "연말 기준, CET1 비율 13%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자본은 추가 재원으로 활용한다고도 했다.

신한금융도 CET1 비율 13% 이상을 확보하면서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고 밝혔고, 하나금융 역시 CET1 비율 13~13.5%로 관리하며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고 했다. 우리금융 역시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CET1 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2025년까지 CET1비율 12.5% 조기 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의 연간 실적보다 연말 'CET1 비율'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만약 CET1 비율이 13% 아래로 떨어졌을 경우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의 CET1 비율은 지난 3분기 각각 13.17%, 13.13%로 13%를 소폭 상회했었다는 점에서 13% 유지 여부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상황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 3분기 기준 각각 13.85%, 12.0%였다.

우선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 해외법인 출자금과 관련해 '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리스크'를 RWA 산출에서 제외하는 등 금융 안정 조치를 발표했으며, 은행들도 유가증권 매각 등을 통해 CET1 비율 관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13%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CET1 비율이 13% 아래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주주환원에 큰 타격을 없을 거라는 목소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 CET 1 비율이 필요 자본비율을 하회하더라도 주주환원 확대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며 "1분기 자본 비율 회복 시 즉시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실시가 예상되므로 2027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에 대한 비우호적 환경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금융주 가치 상승에 주효했던 것은 실적보다도 주주환원 강화"였다면서 "각 사별로 공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올해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오히려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한 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