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업고 금융지주 주가 고공행진…해외부동산·ELS 배상은 변수

KB·신한·하나·우리 지난해 말 대비 평균 주가상승률 22.7%
외국계 '큰손' 매도압력도 커져

4대 금융지주 사옥 전경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최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 주식(저PBR주) 열풍을 타고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주가가 올해 평균 20% 상승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순이익 감소에도 정책기대감이 몰리며 주가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 외국인 큰손 이탈 등이 향후 주가의 변수로 꼽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신한금융(055550)·하나금융(086790)·우리금융(316140)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평균 22.7%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은 27.2%, 신한금융은 12.2%, 하나금융은 35.7%, 우리금융은 15.8%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들의 주가강세는 저PBR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 부양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덕이다. 정부는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오는 26일 공개할 예정이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저PBR 업종으로, 이들의 PBR은 0.3~0.4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정책 이외에 주주환원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강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원칙적으로 필요한 수준의 충당금을 쌓고 이후 초과 이익에 대해서는 회사의 원칙에 따라 자유로운 배당정책을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충분히 대비한다면 이후 주주환원책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기업의 자율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순이익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되는 금액(자사주 매입액과 배당금액의 합)의 비중을 나타내는 주주환원율은 모두 올랐다.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32.7%~37.5%(KB금융 37.5%, 신한금융 36%, 하나금융 32.7%, 우리금융 33.7%) 수준으로 전년 대비 4.5%p~7.5%p 상승했다.

다만 해외 부동산 손실 확대 가능성과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문제 등은 향후 주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대출 손실로 1조550억 원을 인식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향후 손실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더해 16조 원 규모의 홍콩 ELS가 은행에서 팔린 만큼 향후 불완전판매 규모에 따라 수천억 원 규모의 배상금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주가상승에 따른 외국계 '큰손' 주주의 매도압력도 커지는 중이다. 앞서 지난 14일 글로벌 3대 사모투자펀드(PEF)인 칼라일그룹은 KB금융 지분 1.2% 전량에 대한 매각을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완료했다. 총 매각가는 3260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일 2270억원 규모의 신한금융 주식 520만 주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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