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국민은행장 런던행 비행기에…은행장들, 尹 국빈 방문 '총출동'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후 첫 해외 정상 방문에 주요 은행장 총출동
유럽 내 거점 확대·신규투자 확대·현지 금융사 협력 강화 등 성과 기대

지난 4월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시중 은행장들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2023.4.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21일 오전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는 등 주요 은행장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동행하기 위해 해외 출장길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도착해 3박4일 동안 찰스 3세 국왕의 첫 국빈으로서의 일정 등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후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찾는 첫 해외 정상이다.

주요 은행장들은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측면 지원에 나서 런던으로 향하고 있다. 경제 사절단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 행장들이 대거 포함됐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 국책은행장도 나서는 등 주요 은행 수장들 모두가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에 이례적으로 따라나섰다.

영국이 세계적인 금융중심지이자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등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 만큼 이번 은행장들의 방문을 계기로 유럽 내 거점을 넓히는 동시에 신규 투자 확대, 현지 금융사와의 협력 강화 등의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시중은행의 영국 진출 사례를 보면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의 경우 지금은 은행에 합병된 장기신용은행의 런던현지법인 개설(1991년)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총자산은 9월말 기준 39억5000만달러(약 5조1000억원)로 영국에 위치한 한국계 은행 중 가장 크다. IB(투자은행)·자본시장·상업은행 등 3가지 영역을 모두 포괄하는 업무가 강점이다.

신한은행도 런던지점(1991년 사무소에서 지점 전환)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신한금융지주회사(055550)의 자산운용전략을 총괄하는 GMS그룹의 현지 데스크도 설치했으며, 글로벌 채권 매매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통해 은행의 고유자산 채권, 주식 등을 사고팔아 수익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 런던지점은 1968년 개점 후 55년 이상 영업을 해오고 있는데, 런던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리테일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 1978년 문을 연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긴 역사만큼 이어진 현지 네트워크로 적극적인 딜 소싱에 더해 원활한 연계영업 등이 강점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장들의 경제사절단 동행을 두고 최근 '은행 종노릇'이라 비판한 대통령의 목소리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8.2% 성장한 19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금리상승 시기에 따라 이자이익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은행의 초과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횡재세를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해 논의에 나서고 있다.

이에 금융 당국 수장들은 지난 20일 8개 은행계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횡재세를 언급하며 은행들의 지원 방안을 압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상생지원안) 규모는 지주회사에서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도의 수준이 안 되면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했다"며 "한 가지 참고가 된다면 횡재세에 대한 법안이 나와 있는데, 국회와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금융지주들도) 감안할 거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횡재세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지주들은 최대 1조9000억원에 달하는 횡재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은행들의 상생지원안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