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선불전자지급수단 '심플뱅킹' 도입 추진
선불전자지급수단 시장 커지자 금융서비스 확대 분석
한도 200만원 설정해 은행 계좌로의 연계 등 노린듯
- 신병남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카카오뱅크가 잔액한도 200만원인 선불전자지급수단 '심플뱅킹'을 도입한다. 최근 유통, 게임 등의 비대면 결제에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만큼 서비스 확대로 고객을 더 유입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청소년용 선불전자지급수단 '미니'(mini) 도입 2주년을 맞아 이들을 일반 고객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는 공시를 통해 오는 11월14일부터 '카카오뱅크 미니 이용약관'을 '카카오뱅크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약관'으로 개정한다고 밝혔다. 개정 약관은 기존 미니 중심의 선불전자지급수단에서 벗어나 '심플뱅킹'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새로 시작하는 심플뱅킹의 특징은 한도가 200만원이라는 점이다. 그간 핀테크 등 사업자들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에 따라 무기명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한도를 50만원으로 제한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도가 200만원이 되면 고객은 은행 등 금융사 계좌에 반드시 연결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활용해 한도를 증액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자사 계좌에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 고객을 바로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다 선불전자지급수단에는 포인트, 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어 카카오뱅크 앱을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유입효과도 노렸다.
심플뱅킹 도입이 지난 2020년 10월 출시한 카카오뱅크 미니가 운영 2주년을 맞으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 14~18세 고객을 일반 고객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니는 50만원의 한도를 제공하는 대신, 신분증이 없어 은행 계좌 개설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유치하는 데 목적을 뒀다.
올해 8월 기준 미니는 146만명의 고객 수를 확보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고객을 은행 서비스로의 보다 직접적인 전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나 미니는 은행권 청소년 금융 서비스 중 인기가 가장 많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4~18세 인구는 233만명으로, 그중 62.6%가 미니를 쓰고 있다.
미니에서 발급하는 카드(미니카드)를 쓰는 청소년들은 이미 삼성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를 서비스에 이를 연동해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배달음식 결제, 대중교통 이용 등에도 폭넓게 활용 중이다. 청소년 고객을 묶는 '락인효과'(Lock-in)가 크다.
카카오뱅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니 도입이 2년이 된 데다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해당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했었다"며 "계속해 미성년자를 유치하기 위해 미니의 서비스적 특징은 유지하면서 일반 고객을 유치할 확장된 서비스를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한 데 이어 향후에는 신용카드업에 진출할 것을 예고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직전까지는 사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 방식으로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신용카드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해 왔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펀드 상품 제공을 위한 '인가 프로세스'를 시작해 조만간 펀드 상품을 직접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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