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4인에 물었다…올해 최대 사건은? '민희진' [2024 총결산-가요]③
민희진·하이브 갈등 & 뉴진스 계약 해지 선언, 26표 압도적 1위
- 황미현 기자, 김민지 기자, 고승아 기자,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김민지 고승아 안태현 기자 = 전문가들에게도 올해 가요계 최대 사건은 단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뉴진스 그리고 하이브 간의 갈등이었다. 이 사태는 가요 전문가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지난 4월 수면 위로 불거진 '민희진과 하이브의 분쟁과 뉴진스의 전속계약 문제'는 현재까지도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K팝계의 뜨거운 이슈다.
뉴스1은 2024년 연말을 맞아 대중가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 한 해 가요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에는 가요 기획사 관계자 총 3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올해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에 대한 질문에 한 사람당 한 사건을 꼽으며 그 이유를 밝혔다.
23일 설문조사 집계 결과, 가요계 전문가들은 민희진과 하이브의 갈등, 여기서 파생된 뉴진스의 전속계약 문제에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이 사건은 총 34표 중 26표를 받으며 1위로 꼽혔다.
이와 함께 지드래곤 복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등으로 인한 K팝 산업 우려(이상 2표), 빅뱅 완전체 공연, 밴드 붐, 로제 '아파트' 신드롬, 기타(이상 1표) 등도 표를 얻었다.
◇ "개저씨들" 하이브 감사로 알려진 하이브·민희진 갈등 그리고 뉴진스의 전속계약 분쟁
그룹 뉴진스가 국내외 차트에서 한참 두각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을 무렵인 지난 4월, 갑작스러운 하이브와 민희진 간의 갈등이 알려지며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이브는 4월 22일 민희진 전 대표와 어도어 전 경영진이 하이브 레이블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키고자 하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민 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에 민희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하이브 레이블인 빌리프랩의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해 항의 차원에서 문서를 전송했을 뿐인데 갑작스러운 보복성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것.
이때 민 전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당시 민 대표가 편안한 복장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해 하이브 임원들에 대한 욕설을 퍼부으며 "개저씨들"이라며 울부짖는 모습은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이후 하이브와 민 전 대표는 끊임없이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날선 입장을 주고받았다. 하이브는 줄곧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어도어를 독립시키려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으며 민 전 대표는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내려왔고 사내 이사가 됐으며,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신청이 각하돼 어도어 대표 복귀가 좌절됐다. 이후 11월 결국 어도어에서 퇴사했으며, 회사를 떠난 후 260억 원 규모의 풋옵션 소송을 제기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 간의 갈등에서 뉴진스는 한결같이 민 전 대표를 지지했다. 한 차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 및 이전의 어도어로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며, 멤버 하니는 국정감사에도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발송해 "위반 사항을 모두 시정해달라"며 "응하지 않을 경우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증명을 발송한 지 2주 뒤, 결국 뉴진스는 지난달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속계약은 해지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들은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라며 "우리와의 신뢰가 깨졌다"라고 말한 뒤 독자 활동을 예고했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 5일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법적으로 확인받고자 하는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 전문가들 "결과 따라 K팝 산업계 큰 영향 미칠 것"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의 갈등 및 뉴진스의 계약 해지 선언 등을 올해 최대의 사건으로 꼽은 전문가들은 "결과에 따라 한국 엔터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잘못이 있고 이에 따른 의견도 갈렸다, 그러나 최근 뉴진스의 기자회견은 K팝 관계자들에게 큰 당혹감을 줬다"라며 "말 한마디로 계약이 쉽게 해지될 수는 없다, 이는 다양한 곳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서로 합의점을 찾아 사태가 정리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역시 "최선을 다해 K팝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바랐다.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전속 가수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주장은 황당하지만, 기업 내 내부 음악 산업 현황 리포트가 유출되고 대기업의 멀티 레이블 운영의 허점이 드러나게 됐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승자 없는 긴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거대 엔터의 자본과 좋은 인재들이 서로 합을 맞춰 시너지를 낼 수 있었지만, 기득권 싸움으로 대중이 바라보는 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 상당히 부끄럽다"라고 밝혔다.
K팝 산업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끼쳤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관계자는 "K팝 자체의 부정적인 이슈이지 않나, 장기간 분쟁이 지속되면서 음악 외적인 부분에 이슈를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올해 가요계 최대 사건
하이브·민희진 갈등 및 뉴진스 전속계약 분쟁(26표)/ 지드래곤 복귀,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선포로 인한 K팝 산업 우려(이상 2표)/ 빅뱅 완전체, 밴드 붐, 로제 '아파트' 신드롬, 기타(이상 1표)
△ 설문에 응한 대중음악 관계자 34명(가나다순)
고기호 총괄이사(인넥스트트렌드)
김숙경 이사(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김용습 상무(FNC엔터테인먼트)
김지원 CRO(SM엔터테인먼트)
김진미 대표(ATRP)
김진우 대표(RBW)
노영열 이사(아메바컬쳐)
노현태 대표(인코드)
박무성 사장(위에화엔터테인먼트)
방윤태 대표(웨이크원)
양문영 이사(YG엔터테인먼트)
양현옥 본부장(씨제스엔터테인먼트)
어시용 이사(F&F 엔터테인먼트)
오종헌 이사(IST엔터테인먼트)
우청림 본부장(울림엔터테인먼트)
위명희 대표(위엔터테인먼트)
이동형 대표(어비스컴퍼니)
이서윤 팀장(JYP엔터테인먼트)
이성용 이사(앳에어리어)
이용환 이사(더블랙레이블)
이원민 대표(WM엔터테인먼트)
이인규 본부장(안테나)
이재영 대표(C9엔터테인먼트)
이정혁 이사(빅플래닛메이드엔터)
이종현 대표(슈퍼벨컴퍼니)
이지현 본부장(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해종 이사(DSP미디어)
전승휘 부사장(큐브엔터테인먼트)
전홍준 대표(어트랙트)
정진호 실장(하이브)
최수리 이사(브랜뉴뮤직)
최승용 대표(알앤디컴퍼니)
타이거JK 대표(필굿뮤직)
한정수 대표(미스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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