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에 JX, 슈주, 2NE1까지…부활하는 2세대 아이돌 [N초점]

지드래곤(왼쪽), JX 사진=엠넷, iNKODE, 팜트리아일랜드
지드래곤(왼쪽), JX 사진=엠넷, iNKODE, 팜트리아일랜드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4 마마 어워즈'(2024 MAMA AWARDS)에는 빅뱅 완전체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무대를 올려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빅뱅 완전체의 컴백 뿐만 아니라 최근 그룹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 김준수가 'JX'라는 이름으로 합동 콘서트를 열기도 했으며, 2NE1, 슈퍼주니어 동해 은혁 듀오 슈퍼주니어 D&E까지 올 하반기 2000년대 초중반을 뜨겁게 달궜던 2세대 아이돌의 부활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2세대 아이돌의 재결합과 추억의 무대에 팬들은 "학창시절에 듣던 노래들 덕분에 다시 추억여행을 하고 왔다" "좋아했던 가수의 콘서트를 보니 어렸을 때 설렜던 느낌이 그대로 난다" "가수를 좋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르는 중" "잠깐 시간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성, 태양, 지드래곤(왼쪽부터) 사진=뉴스1DB

2세대 아이돌 대표 주자 빅뱅 지드래곤이 22일 오후 2시 태양, 대성과 함께한 신곡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을 깜짝 발표했다. 지드래곤의 랩과 태양, 대성의 보컬이 합쳐진 경쾌한 EDM 스타일의 곡은 과거 빅뱅 스타일의 신나는 멜로디에 대한 추억을 회상시켰다. 앞서 신곡 '파워'(POWER)로 88개월 만에 컴백한 지드래곤은 지난 23일 일본에서 진행된 '2024 마마 어워즈'에서도 태양, 대성과 신곡 '홈 스윗 홈', '파워'부터 빅뱅 히트곡 '뱅뱅뱅'(2015), '판타스틱 베이비'(2012), '무제'(2017) 를 선보여 팬들의 함성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2세대 아이돌의 대표 주자인 그룹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 김준수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송파구 KSPO 돔(옛 체조경기장)에서 'JX 2024 콘서트 아이덴티티 인 서울'(JX 2024 CONCERT in Seoul 이하 '아이덴티티 공연')을 열고 국내 팬들과 만나 화제를 모았다. 이날 공연에서 두 사람은 '라이징선', '퍼플 라인' '오정반합' 부터 '허그' 등 과거 동방신기 히트곡을 건재한 라이브 성량과 두 명이서 꽉 채운 호흡으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투애니원 웰컴백 콘서트 포스터(왼쪽), JX 콘서트, 사진=팜트리아일랜드,iNKODE, YG엔터테인먼트

2009년 데뷔해 자유분방한 힙합 느낌을 살린 2세대 아이돌로 활약한 투애니원도 올 7월 완전체 재결합을 발표하고 15주년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이하 코첼라)에서 깜짝 완전체 무대로 이목을 집중시킨 투애니원은 10월 초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4 투애니원 콘서트 웰컴 백 인 서울'(2024 2NE1 CONCERT WELCOME BACK IN SEOUL)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 도쿄 등에서 아시아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 투애니원은 콘서트에서 히트곡 '파이어'(Fire),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등을 열창해 추억을 되살렸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동해와 은혁도 '슈퍼주니어-D&E' 유닛을 결성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2005년 슈퍼주니어로 데뷔해 올해 19년 차를 맞은 두 사람은 지난 9월 미니 6집 '인에비터블'(INEVITABLE)을 내놓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직접 써 내려갔다. 슈퍼주니어에서 댄스와 랩을 담당했던 두 사람은 타이틀곡 '고 하이'(Go High)를 통해 강렬한 힙합을 표현했다.

올 한해 2000년 중반의 복고 열풍을 이어온 것은 K팝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공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N '선재 업고 튀어'도 2008년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가수를 지키기 위한 팬 임솔(김혜윤 분)의 이야기가 2세대 팬덤 문화를 정확하게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슈퍼주니어-D&E(오드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2세대 아이돌의 인기에 대해 "2세대 아이돌 팬들이 이제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결과"라며, "과거에는 팬덤이 젊은 세대에 한정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팬덤 문화가 정착되며 2세대 팬덤도 여전히 건재하다"라고 분석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2세대 아이돌은 한류 열풍과 함께 K팝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수출되고 해외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라며, "연습생 시스템, 그룹 구성, 매니지먼트 방식 등을 통해 현재 아이돌 문화의 원형을 만든 세대라는 점에서 그 부활은 큰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이미 팬덤이 있는 2세대 아이돌 활동은 긍정적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소속사도 신규 아이돌을 론칭하기보다는 기존 2세대 아이돌을 재결성하는 게 실패에 대한 위험이 적다"라며 "앤데믹으로 공연 시장이 활발해지고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2세대 아이돌이 결성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2세대 아이돌의 부활은 의미가 깊지만, 한편으로는 추억에 젖어 과거 노래들만 반복된다면 한계가 존재한다. 2세대 아이돌의 부활이 반짝이는 인기가 아닌, 하나의 장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였던 2세대 아이돌들이 현역 가수로서 음반을 내고,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