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집 위해 달리는 이문세 "창작의 고통 느껴…은퇴 없어"(종합)

[N현장]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40년 넘게 노래해 온 가수 이문세의 음악사랑은 여전했다. 내년 17집 발표를 목표로 하는 그는 끝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문세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정규 17집 선공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진행은 '별밤 소녀'로 이문세와 오랜 인연이 있는 박경림이 맡았다.

이문세는 오는 2025년 앨범 완결을 목표로 정규 17집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선공개곡 웜 이즈 베터 댄 핫'(Warm is better than hot)을 발매했다.

그는 "오늘까지 포함해서 세 곡을 내는데, 창작의 고통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라며 "예전에 뭣도 모르고 씩씩하게 해왔던 때와 달리, 이제는 좀 더 면밀하고 세심하게 분석하고 '이 시기에 이런 음악이 맞나' 이런 생각이 꽉 차 있어서 새 음악을 만들기가 녹록지 않았다, 그러다 더뎌지고 늦춰지는데 빨리해서 좋을 게 없더라"고 밝혔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서 진행을 도와준 별밤 소녀 박경림(왼쪽)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날 17집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와 '마이 블루스'도 선공개한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템포 루바토를 극대화해 섬세하고 강렬한 이별의 감정을 표현한 발라드곡이다.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으로, 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 느낀 감정과 상황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문세는 곡작업에 대해 "제가 새 앨범을 만들 때마다 대중을 의식하고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론 히트곡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머리에 있지만, 그보다는 이문세가 던지고 싶었던 음악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면 고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16집까지 냈어도 회자되는 앨범은 몇 장 없고, 많은 사람이 점수를 낮게 받은 앨범도 없지 않아 있다"라며 "당장 그만둬야지, 별 반응 없으니까 그만할 거라 할 수 있지만 제가 마이크를 잡고 박수를 받았던 원동력은 전반적으로 음악이라는 카테고리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1978년 라디오 '세븐틴' DJ로 데뷔한 이문세는 1983년 '나는 행복한 사람'을 발표하며 가수로도 활동에 나섰다. '광화문 연가' '난 아직 모르잖아요' '소녀' '옛사랑' '조조할인'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깊은 밤을 날아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다. 또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도 활약했다.

그는 "17장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가수로서 마이크 잡고 대중들 앞에서 노래한 지 40년이 넘었다"라며 "힘든 과정도 있었고 넘어야 할 강과 산과 무릉도원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40년 이상 박수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외면받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마이크를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회상했다.

특히 꾸준히 자신만의 감성으로 노래하는 이문세는 비결에 대해 "음악 하는 사람은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부업이나 다른 사업을 하지 않는 게, 다른 곳 가서 계산하고 그러다가 노래를 부르는 게 그 감정을 추스를 수 없겠더라"고 했다. 이어 "정말로 음악만 하는 단순한 사고, 생각들, 그런 것들이 40년 이상 마이크를 잡게 하지 않았나 싶다"며 "시골에서 완전하게 평범하게 살다가 공연하거나 앨범을 만들어야 할 때면 연습에 집중하고, 그러면 그게 행복하다"고 전했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문세는 조용필 등 가요계 대선배들이 은퇴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는 쓸쓸히 퇴장한다는 뜻인데, 뮤지션들에게는 퇴장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분이 걸어 나올 수 없으면 휠체어 타고 나와서라도, 인사말하고 들어가더라도 박수를 쳐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 객석에 있으면 그분을 위해서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운명 아니냐, 그런 마음에 은퇴 공연을 하지 않았으면 하고, 저도 (은퇴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문세는 17집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음악엔 유통기한이 없듯이 새 앨범을 내는데도 기간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중간에 음원을 발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시점에선 이 음악이 어울리겠구나 싶어서다"라고 했다. 이어 "제 계획은 내년엔 17집이 완성되어서 새로운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하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며 "음악 작업도 공연도 하면서 열심히 해서 나오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