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파사' 감독의 교훈…"'라이온 킹' 유산에 특별함 더해"(종합)

"母 존경심 표출…아름답고 흥미로워"

배리 젠키스 감독(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리 젠키스 감독이 30년 전 원작 '라이온 킹'을 업그레이드했다. 더욱 복합적인 서사로 표현한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19일 오전 디즈니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화상 기자 간담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배리 젠키스 감독이 참석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거대한 야생에서 고아가 된 어린 사자 무파사가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를 만난 후, 주어진 운명을 뛰어넘어 세상의 왕이 되는 전설적인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문라이트'의 배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도 다 동물이고, 스케일도 전작에 비해 굉장히 커졌지만 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이때까지 다룬 주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제 입장에서 큰 캔버스가 주어졌고 관객들이 애정하는 내용을 가지고 제 주제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파사: 라이온 킹'

이번 '무파사: 라이온 킹'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으로, 2019년 '라이온 킹'의 프리퀄이다.

배리 감독은 "오리지널 '라이온킹'의 정말 큰 팬"이라며 "오리지널 영화가 애니메이션이긴 했지만, 어린아이가 어린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아주 솔직하고 투명하고 명확하게 표현했다는 점이 파워풀하게 다가와서 너무 좋아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선악 대결 구도가 아주 명확한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 인물들이 어떤 여정을 통해서 선한 쪽으로, 악한 쪽으로 가는지, 무파사는 이 여정을 통해 더 나은 인물로 되고, 스카는 나락으로 가는데 이런 이분법적인 구도를 조금 더 진화시키고 복합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무파사와 타카의 관계에 대해 "이 작품에서 두 형제 관계에 감명받은 점이 가족 구도가 달랐던 배경 때문에, 이 두 인물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되고, 어떤 인물이 되는지 볼 수 있는 거였다"라며 "무파사는 어머니한테, 타카는 아버지한테서 교육받는다. 어머니는 평등을, 아버지는 군림해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이렇게 되면서 무파사는 더 나은 인물로 거듭나고 타카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큰 감동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독은 "여기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생각난다"며 "가족이 최하층이 아니고 특권층이었다면 본인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람을 속여가면서 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겠나, 사람의 환경 지위에 관해 아주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무파사: 라이온 킹'

이처럼 이번 작품에서는 원작보다 깊어지고 다양해진 서사가 눈길을 끈다. 30년 전과 달라진 시대상도 반영됐다.

배리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고 감명받았다, 오리지널 영화에선 아버지와 아들만 나왔다, 그래서 마치 남자들만이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하는 걸로 나왔다"라며 "그런데 이번에는 어머니들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에 대한 큰 존경심을 표출하는 것이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리지널 영화에서의 세팅이나 내용을 뭔가 고치려고 한다거나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실제로 사자 무리 사회를 보면 암사자들이 어마어마한 역할을 수행하고 일을 많이 한다"라며 "영화에서도 어머니 양육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다룰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만약 어머니가 타카를, 아버지가 무파사를 길렀다면 그 둘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기에 '라이온 킹'의 유산에 이번 작품이 특별함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끝으로 배리 감독은 "한국이 전 세계 영화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서 감사하다"라며 "저한테도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이 한국 영화다, 대단히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영화는 지난 18일 극장 개봉했다.

seunga@news1.kr